케이블채널 tvN 주말극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용두사미로 막을 내렸다. 흐지부지한 결말은 초반 흩뿌려놓은 떡밥 회수에 실패했고, 성인·미성년 연애, 9·11 테러 활용 논란 등으로 뒷맛마저 개운치 못했다. 16회차로 드라마는 종영했지만, 팬들 사이에선 여전히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3일 방송된 ‘스물다섯 스물하나’ 최종회에서는 끝내 이별을 택한 백이진(남주혁)과 나희도(김태리)의 첫사랑 마지막 페이지가 그려졌다. 서로 뜨겁게 사랑했지만 각자의 길을 가기로 선택하며 두 사람은 새드 엔딩을 맞았다.
하지만 방송이 끝난 직후 팬들 사이에선 결말에 대한 불만과 실망스러운 반응이 쏟아졌다. 우선 1-2회에서 복선처럼 깔았던 질문들에 전혀 답변하지 않은 것 때문에 완성도에 대한 박한 점수를 줬다. “백이진 이름 2009년 이후로 포털사이트에 안 뜨는 것, 나희도가 바다 간 것 왜 기억 못하는지도 설명이 없다” “나희도 진짜 남편에 대한 설명도 없음” “결말 정해놓고 생각없이 떡밥만 마구 던져서 망함” “개연성 와르르 무너진 결말” “시간 없어서 그냥 억지로 끼워맞춘 느낌” 등의 댓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작가의 사상을 의심하는 눈초리도 있다. 백이진이 성인, 나희도가 미성년인 점을 감안해 ‘성인 남자가 미성년 여자와 연애하는 것이 온당한 것이냐’란 지적이 끊임없이 튀어나오고 있다.
특히 권도은 작가가 전세계인의 상처가 된 9·11 테러를 한낱 러브스토리의 소재로 활용한 것을 두고 강도 높은 비난들이 터져나왔다. 15회 방송분 중 백이진이 2011년 9월 11일 미국에서 발생한 9·11테러를 보도하자 이를 시청하던 나희도가 환하게 웃는 장면이 문제가 됐다.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한 뉴스 포스팅에서 단지 남자친구가 나온다며 웃음을 터뜨리는 여주인공에게 시청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직까지도 수많은 희생자를 추모하는 사건의 무게감 따윈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또한 극 중 백이진이 “너한테 예쁘게 보이려고 스탠드 샷 찍을 때 온 신경 쓰는 거 아냐?”고 하는 대사도 미간을 찌푸리게 했다. 이때문에 ‘권도은 작가는 대체 어떤 생각을 갖고 드라마를 쓰느냐’는 말까지 나왔다.
여러 논란들 탓에 권도은 작가의 전작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표절 의혹까지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이 작품은 캐릭터, 시놉시스 등에 있어 영화 ‘미스 슬로운’과 흡사하다며 표절 논란이 일었지만 당사자는 해명 하나 없이 은근슬쩍 넘어간 바 있다. 누리꾼들은 이에 대해서도 짚어봐야한다며 밝혀지지 않을 시 권도은 작가의 차기작에 대해 ‘보이콧’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