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 자 없다, 이혜영의 얼굴

입력 : 2022.04.14 09:35 수정 : 2022.04.14 14:16
영화 ‘소설가의 영화’ 속 이혜영, 사진제공|전원사

영화 ‘소설가의 영화’ 속 이혜영, 사진제공|전원사

당최 이길 자가 없다. 카리스마와 예민함, 그리고 삶과 이야기가 한 곳에 모두 담겨있다. 바로, 배우 이혜영의 얼굴이다.

이혜영이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무기는 ‘얼굴’이다. 흰 도화지에 그림을 여러 번 그렸다 지우며 변화무쌍한 캐릭터들을 소화해낸다.

tvN 수목극 ‘킬힐’ 속 이혜영(왼쪽).

tvN 수목극 ‘킬힐’ 속 이혜영(왼쪽).

그는 케이블채널 tvN 수목극 ‘킬힐’에서 UNI홈쇼핑 전무인 ‘모란’으로 분해 홈쇼핑 내 권력을 두고 ‘우현’(김하늘)과 ‘옥선’(김성령) 사이 숨막히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혜영은 특유의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우아한 목소리로 검은 속내를 감춘 모란을 완벽하게 재현해내며 극 중 ‘욕망의 화신’다운 갈등과 긴장감을 선사한다.

오는 20일 개봉하는 영화 ‘앵커’에선 서늘한 얼굴을 보여준다. 극 중 ‘세라’(천우희)의 엄마 ‘소정’ 역을 맡아 필름 중심을 단단히 잡는다. 이 작품에선 이혜영의 진가를 더욱 깊이 확인할 수 있다. 자칫 개연성이 어긋날 뻔한 캐릭터를 명연기와 캐릭터 분석력으로 멱살 잡고 끌고 온다.

‘앵커’ 속 이혜영(아래)와 천우희.

‘앵커’ 속 이혜영(아래)와 천우희.

천우희와의 호흡도 굉장히 훌륭하다. 천우희는 13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이혜영 선배는 진짜 좋았다. ‘팬심’으로 연기하다보니 그 호흡감들을 하나하나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같이 연기하는 신이 많지 않아서 단 한순간도 놓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이 선배도 날 후배로 대한다기 보다는 연기하는 동료로서 적극적으로 임해줬다”며 “감독이 원하는 연기적 호흡을 같이 찾아가는 동지애가 있었다. 동질감을 느끼기도 했다”고 애정을 표현했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영화 ‘소설가의 영화’에서도 그만의 노련한 연기력을 보여준다. 소설가 ‘준희’ 역을 맡아 홍상수 감독의 필름에 경쾌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인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이 작품에서 이혜영은 잠적한 후배의 책방으로 먼 길을 찾아가고, 혼자 타워를 오르고, 영화감독 부부를 만나고, 공원을 산책하다 여배우 ‘길수’ 역의 김민희를 만나게 되어 당신과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설득하며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중심축 구실을 한다.

이런 이혜영의 이름값은 58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최우수연기상 후보에도 오르며 인정받았다. 또 다른 홍상수 감독의 영화 ‘당신 얼굴 앞에서’로 그만의 매력을 제대로 발산한 그는 고두심, 박소담, 임윤아, 전종서와 함께 트로피를 두고 경쟁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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