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제작진 입장 밝혀 “우리의 꽃밭을 짓밟거나 함부로 꺾지 말라”

입력 : 2022.04.28 09:20
‘유퀴즈’ 제작진 입장 밝혀 “우리의 꽃밭을 짓밟거나 함부로 꺾지 말라”

‘유퀴즈’ 제작진이 윤석열 당선인의 출연에서 촉발된 여러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지난 27일 오후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말미에는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 출연 논란 심경이 간접적으로 드러났다.

이날 방송은 ‘너의 일기장’ 특집으로 꾸며져 여러 ‘자기님’ 들이 출연, 일기와 관련된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풀어놨다. 방송 말미 제작진은 ‘나의 제작일지’라는 일기글을 통해 정치색 논란에 대해 떳떳하다는 입장을 밝히고,악플에 시달리는 MC 유재석을 옹호하는 글을 적었다.

제작진은 “폭풍 같았던 지난 몇 주를 보내고도 아무 일 아닌 듯, 아무렇지 않은 듯, 쳇바퀴에 그저 몸을 맡겨야만 하는 ‘나의 제작 일지’”라고 말문을 연 뒤 “2018년 어느 뜨거웠던 여름날에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길바닥의 보석 같은 인생을 찾아다니며 한껏 자유롭게 방랑하던 프로였다”고 말했다.

이어 “저 멀리 높은 곳의 별을 좇는 일보다 길모퉁이에서 반짝이는 진주 같은 삶을 보는 일이 참으로 행복했었다. ‘유퀴즈’는 우리네 삶 그 자체였고 그대들의 희로애락은 곧 우리들의 블루스였다”고 회상했다.

tvN ‘유퀴즈’

tvN ‘유퀴즈’

제작진은 “이 프로그램을 일궈 온 수많은 스태프, 작가, 피디들은 살면서 또 언제 이토록 귀한 경험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보통 사람들이 써 내려가는 위대한 역사를 담을 수 있어서, 어느 소박한 집 마당에 가꿔놓은 작은 꽃밭과도 같은 프로그램이라서 날씨가 짖궂더라도 계절이 바뀌더라도 영혼을 다 꽃피워 왔다”라고 적었다.

이어 제작진은 “자신의 시련 앞에서는 의연하지만 타인의 굴곡은 세심하게 연연하며 공감하고 헤아리는 사람. 매 순간이 진심이었던 유재석과 유재석을 더욱 유재석답게 만들어준 조세호”라면서“두 사람의 사람 여행은 비록 시국의 풍파에 깎이기도 하면서 변화를 거듭해왔지만 사람을 대하는 우리들의 시선만큼은 목숨처럼 지키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뜻하지 않은 결과를 마주했을 땐 고뇌하고 성찰하고 아파했다. 다들 그러하겠지만 한 주 한 주 관성이 아닌 정성으로 일했다. 그렇기에 떳떳하게 외칠 수 있다. 우리의 꽃밭을 짓밟거나 함부로 꺾지 말아 달라고. 우리의 꽃밭은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것이라고”라며 “시간 지나면 알게 되겠지. 훗날의 나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제작진의 마음을 담아 쓴 일기장”이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앞서 ‘유퀴즈’는 윤석열 당선인이 출연한 지난 20일 방송이 ‘정치인의 출연은 프로그램의 취지에 맞지 않다’는 시청자 반발에 부딪쳤다. 방송 이후 ‘유퀴즈’ 측이 문재인 대통령, 김부겸 국무총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출연 제안은 모두 정치인이라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거절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정치색 논란으로 번졌다. 이후 국민 MC 유재석 까지 논란에 휘말리며 악플에 시달렸다. 제작진은 그동안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은 가운데, 방송을 통해 심경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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