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클라쓰’ 조광진 작가, 그는 메가폰을 왜 잡았나

입력 : 2022.07.19 09:08
영화 ‘카브리올레’를 연출한 조광진 감독. 사진제공|주식회사 마파람

영화 ‘카브리올레’를 연출한 조광진 감독. 사진제공|주식회사 마파람

실험적이다. 낯설기도 하다. 기존 작법대로 만들지 않아 신선한,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초청작 ‘카브리올레’(감독 조광진)다. 인기 웹툰 ‘이태원 클라쓰’과 동명의 드라마 대본을 맡았던 조광진 작가가 이번엔 메가폰을 잡았다. 첫 감독 도전이다.

“웹툰이나 드라마, 영화 모두 호흡은 다르지만 맥락은 같아요. 공통점은 스토리텔링이라는 거죠. 특히 웹툰은 작가가 글, 그림, 연출을 종합해서 해야하는 거라 자연스럽게 영화 연출에 대한 꿈을 꾸게 된 것 같아요. 물론 아무것도 모르니까 시작할 수 있었던 거고요. 아, 왜 시작했냐고요? 안 될 이유를 수만가지 댈 수도 잇겠지만, 또 하고 싶으면 하는 것 아니겠어요?”

최근 ‘스포츠경향’이 만난 조광진 감독 겸 작가는 무척이나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었다. 눈동자엔 호기심이 가득했고, 영화 작업을 회상할 땐 터지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했다. 반짝거리는, 크리에이터였다.

영화 ‘카브리올레’ 한 장면.

영화 ‘카브리올레’ 한 장면.

[다음은 조광진 감독과 일문일답]

Q. ‘카브리올레’는 시한부인 ‘지아’(금새록)와 만능키 ‘병재’(류경수)의 예상치 못한 핏빛 농촌 활극이다. 어떻게 처음 기획했나.

A. 번아웃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 한번씩 달리다가 무기력해질 때가 있지 않나. 일이 어마어마하게 쌓였는데 안 될때, 너무 당황스럽더라. 뭘 어떻게 해도 일이 안 잡히고 힘이 안 생겨서 누군가에게 얘기했더니 그걸 ‘번아웃’이라고 한다더라. 그 때를 떠올리며 ‘카브리올레’를 기획하게 됐다.

Q. 병재 역의 류경수가 정말 찰떡 캐스팅이었다. 어떻게 섭외했나.

A. 연기를 정말 잘하지 않나. 그 나이대 우리나라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귀여운 얼굴과 눈빛이 돌변하면 무서운 면도 있는데, 그걸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누가 있나. 1번이 류경수다. 그래서 제안을 했는데, 솔직히 해줄 거로 생각 못했다. 다행히 대본을 재밌게 본 모양이다. ‘인간 류경수’는 굉장히 재치있고 말할 때마다 빵빵 터지는 스타일이다. 그러면서도 연기할 땐 진지해지는 모습에서 꼭 이병재 역을 맡기고 싶었다.

Q. 금새록의 변신도 눈길을 끄는데?

A. 실제 금새록이 누구에게나 잘해주고 친절하다. 또 뭐든 열심히 한다. 완벽해보이는 사람이지만, 반면 그걸 유지하려면 힘들겠다는 마음도 들더라. 그런 면에서 ‘지아’의 모습이 보였고, 캐스팅 제안을 했다. 운이 좋게도 좋게 봐줘서 바로 캐스팅할 수 있었다.

연출 중인 조광진 감독.

연출 중인 조광진 감독.

Q. 영화 자체로도 굉장히 독특한 색깔을 띤다. 첫 연출인데, 두렵지 않았나.

A. 뭐든 빠르게 배우려면 바닥에서 굴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 연출 뿐만 아니라 제작도 맡았는데, 투자를 받지 않고 오롯이 내 사비로만 해결하고자 했다. 말 그대로 독립영화인 셈이다. 자본에 구애받지 않게 되니 해보고 싶은 시도를 다 해보자는 용기가 생겼다. 물론 끝내고 나니 아쉬운 점도 많지만, 그럼에도 내가 앞으로 찍을 영화 중 가장 사랑스러운 작품이 될 것 같다.

Q. 웹툰작가, 드라마 작가, 영화감독, 그리고 제작자까지 거침없이 달려왔다. 최종 목표가 무엇인가.

A. (주)마파람이란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제작사다운 제작사로 키우고 싶다. 만화, 드라마, 영화 다 경험했으니 ‘원 소스 멀티 유저’가 가능한 IP들을 발굴하고 싶다. 그래서 웹툰 작가도 올해부터 영입할 생각이다. 또 개인적으론 ‘슈퍼 명작’을 만들고 싶다. 부족하겠지만, 그 부족함에 대한 갈증을 해결하는 게 내 최종 목표다. 운 좋게 여기까지 걸어왔고, 지나온 길이 내 생각의 근거라고 믿는다. 또한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에너지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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