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밖은 위험할까···덕수고 심준석의 선택

입력 : 2022.08.22 15:11 수정 : 2022.08.2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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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고 심준석. 연합뉴스

덕수고 심준석. 연합뉴스

덕수고 심준석. 최근 2년간 웬만한 프로야구 선수보다 미디어 노출이 잦았던 이름이다. 전면 드래프트 시행을 앞두고 어느 팀이라도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는다면 당연한 심준석을 선택할 것이라는 생각이 널리 공유되며 하위팀간 순위다툼에서는 ‘심준석 리그’는 말도 심심찮게 돌았다.

사실, 그에 앞서 조용한 반전이 있었다. 심준석은 수원 매향중학교 출신이지만, 중3이던 2019년 말 지역 내 야구 명문인 유신고와 야탑고로부터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때도 심준석은 빠른 공을 던졌지만, 야구는 더 멀리 더 높이 던지는 것으로 순위를 가리는 육상의 필드경기와는 또 달랐다. 제구를 동반한 일정 수준의 ‘피칭’이 필요했지만, 그때만 해도 심준석에게는 그만한 매력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덕수고 정윤진 감독이 수원까지 원정을 가서 그를 잡아온 것은 상대적으로 심준석의 가능성을 높게 봤기 때문이었다.

심준석은 2020년 덕수고 입학 뒤 약 3개월간 아예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정확히 보자면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정 감독이 심준석으로 하여금 10m 거리에서 네트를 향해 반복해서 공을 던지는 밸런스 훈련만 시켰기 때문이었다. 심준석은 양 다리를 벌린 채로 중심이동을 하는 것만 익혔다. 그 기간은 약 100일. 그 과정을 살짝 엿본 관계자들에 따르면 쑥과 마늘만 먹으며 그 시간을 인내하며 사람이 되는 단군신화의 곰처럼 심준석은 고통스런 나날을 견뎌내야 했다. 심준석이 제구를 어느 정도 동반한 파이어볼러로 고교야구 슈퍼스타로 떠오른 불과 몇개월 전 상황이었다. 프로 스카우트 사이에서 심준석이 ‘완성형 선수’로 통한 것은 어찌 보면 꽤 극적인 변화였다.

심준석이 최근 내년시즌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 신청을 포기하고 미국행을 결정한 것을 두고 기대와 걱정이 엇갈리고 있다. 심준석이 갖고 있는 투수로서의 잠재력만 놓고 보자면 기대감이 만발한다.

심준석은 덕수고 2학년이던 지난해 4월 이후 몇 차례 잔부상으로 직전 시즌 만큼 강력한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지만, 부상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심준석은 최근 연습경기에서는 구속을 160㎞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그를 근거리에서 관찰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여기에 웬만큼 투구수가 늘어나도 구속이 떨어지지 않는 지구력까지 갖추고 있다. 아시아 유망주에 늘 눈독을 들이는 미국에서 당연히 시선을 둘 재목이다.

역시 걱정은 미국행 이후 몇년간의 여정이다. 고졸 선수가 미국으로 직행했을 때 성공 확률이 무척 떨어지기 때문이다. 1994년 LA 다저스에 입단해 새 역사를 만든 박찬호를 비롯해 김병현, 최희섭, 서재응, 김선우 등 대부분이 대학 재학 중 미국으로 날아가 메이저리거 훈장을 달았다. 코리안 빅리거가 줄이어 나오던 그 당시 심준석과 비슷한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가 메이저리거가 된 선수는 봉중근 정도에 불과하다. 그는 신일고 2학년 이후 미국 애틀랜타에 입단해 빅리그 선발투수로 성장했다. 이후 추신수가 고졸 선수로 미국으로 건너가 대성공을 이루는 역사를 썼다.

한편으론 메이저리그 신인 육성시스템이 체계화돼 있어 심준석의 빠른 성공을 예감하는 목소리도 있다. 미국야구에 정통한 현역 프로야구 코치는 “시스템적으로 보자면 국내보다 오히려 잘 돼있다. 괜찮은 도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프로야구는 ‘비즈니스 퍼스트’다. 해당선수에 대한 구단의 투자와 기다림은 몸값에서 갈리는 부분이 있다. 박찬호의 성공에는 1990년대였음에도 120만 달러라는 거액을 받고 다저스에 입단했던 것도 하나의 힘으로 작용했다. 보라스코퍼레이션과 계약 상태인 심준석의 몸값은 아직은 불투명하다. 특정 지도자의 열정을 통한 보살핌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도 감안할 대목. 심준석이 덕수고에 입학한 성장과정이 다시 도드라지는 이유다. 심준석은 어느 쪽일까. 어쨌든 그는 ‘이불’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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