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리랑TV 제공
“미국이 북한이나 어느 나라에도 핵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먼저 말해준다면 북한이 핵실험도 모라토리엄도 탄도미사일 발사도 그만둘 것으로 생각합니다”
오는 14일 오후 2시 30분 방송이 될 아리랑TV 시사프로그램 ‘Issues & Insiders’에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가 출연한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일본 93대 내각총리대신 하토야마 유키오는 아리랑TV 와 특집 대담을 가졌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대한민국 새정부 출범 후 한일 관계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바람직한 한일관계에 대해 이야기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의 만남에 대해서는 ‘기쁜일’이며 두 나라가 여러번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다양한 한일 문제에 대해 하나씩 의논하는 기회를 되도록 많이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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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번 (뉴욕에서 있었던) 한일 회담을 약식회담 또는 간담이라고 하는 등 두 나라에서 서로 다른 용어로 사용하고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오히려 일본에서는 정식 회담이 아니었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앞으로 가능한 한 많이 정상 회담을 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최근에 두 정상이 전화 회담을 했었는데 특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현했다는 게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치닫고 있는 미∙중 갈등 상황과 관련해서는 “긴장 상태를 어떻게 완화시켜야할지 상의하기 위해서 일본과 한국이 협력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또 “그러나 일본과 한국 그리고 미국이 협력해서 중국을 겨냥한 대중국 포위망에 대해서 저는 그런 방식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현재 중국과 미국은 대립하고 있고 긴장 상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긴장 상태를 어떻게 완화 시킬 방향으로 끌고 갈지 상의하기 위해서 일본과 한국이 협력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세 나라가 협력해서 중국을 포위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이 더 돈독해지는 것에는 찬성하지 않습니다”라고 의견을 냈다.
최근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와 계속되는 핵실험에 대해서 바람직한 대북관계를 묻자 “이러한 일에는 항의할 필요가 있고 항의하기 위해서 일본과 한국이 협력하는 것은 올바른 발상”이라고 답했다. “다만 오늘날까지 북한이 미사일을 쏜다거나 핵실험을 하면 그럴 때마다 미국이 중심이 돼서 제재를 더 많이 가하기도 하는데 저는 그런 억제하는 방식이랄까요 상대가 공격력을 높이면 이쪽에서도 공격력을 높이는 방식이죠. 억제하는 힘으로 맞서는 방법으로는 결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런 방식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그들이 미사일을 모라토리엄처럼 쏘지 못하게 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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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일방적으로 무기를 사용하거나 공격력을 높이는 건 피해야 주장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는 핵 선제사용 불가 정책을 추진하려 했던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 일본 정부는 다른 나라들과 협력해서 그러지 말아야 한다고, 선제 사용 불가 정책을 만들면 오히려 일본이 곤란해진다며 반대했습니다”라고 밝혔다. 또 “미국이 북한이나 어느 나라에도 핵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먼저 말해준다면 북한이 핵실험도 모라토리엄도 탄도미사일 발사도 그만두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조금씩 그렇게 하면서 두 나라의 경제제재를 완화하고 양국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어가야 합니다. 절대 불가능한 일이 아니고 일본과 한국이 협력해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자신이 2015년 서대문 형무소를 방문하여 식민지 시대 일본 잘못을 사죄한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일본은 한 때 특히 근세 시대에 한국을 지배했었습니다 그리고 중국도 침략했었습니다. 이 역사적 사실을 일본 사람들이 조금 더 정직하게 바라볼 용기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역사적 문제와 사실은 하나입니다. 여러 시각이 있을 수도 있지만 사실은 하나입니다. 그 사실을 제대로 바라볼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패전국인 일본에서는 식민 지배를 당했던 한국분들이 더 이상 사과할 필요가 없다고 해주실 때까지는 사죄할 마음을 계속 가지는 것, 이것을 무한책임이라고 하는데 무한책임을 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무한책임을 지고 있다는 사실을 일본 정부가 이해했을 때 다양하고 큰 역사적 문제가 변화를 일으켜서 해결될 수 있을 거라확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근본적으로 문제는 일본에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덧붙여 그는 식민지 시대뿐만 아니라 도요토미 히데요시 시대에도 같은 잘못을 저질렀다며 일본은 저질렀던 여러 행위에 대해서 “절대 눈을 감지 말고 바라볼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적어도 저는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드리고 싶어서 다양한 장소에 방문해서 한국 국민 여러분과 함께 애도하고 있습니다. 역시나 중요한 것은 계속 말씀드렸다시피 무한책임을 지고 있는 일본이 역사적 사실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그 사실을 제대로 아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일은 한때 했던 잘못에 대해서 항상 사죄하고 있는데요, 일본은 독일의 태도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가장 가까운 두 나라가 친밀한 관계를 맺기 위해 상호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옛날부터 다양한 문물이나 제도 등을 한국에서 받아왔습니다. 그 덕에 일본이 발전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일본 천황께서도 그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러니까 가장 가까운 두 나라가 친밀한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겁니다”라고 말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의 인터뷰는 4일 오후 2시 30분 아리랑TV ‘Issues & Insiders’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