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구자욱(29)은 올해에는 유독 짧은 휴식기를 보냈다.
지난 8일 정규시즌이 끝난 뒤 구단에서 공식적으로 정한 일주일간의 휴식을 마치고는 바로 다음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구자욱은 그 이유로 “쉴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했다.
올시즌 구자욱의 성적은 99경기 타율 0.293 5홈런 38타점에 그쳤다. 지난 시즌 성적이었던 139경기 타율 0.306 22홈런 88타점을 훨씬 밑도는 성적이다.
지난해 외야수부문 골든글러브를 거머쥐었던 구자욱은 비시즌 동안 대형 비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었다. 5년 120억원이라는 거액에 도장을 찍었다. 그를 향한 기대감이 컸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팀도 정규시즌 7위로 가을야구에서 탈락했다.
구자욱은 “아픈 곳도 없고, 쉰다고 달라지는게 없다고 생각했다”며 “매 시즌 체력적인 문제나 부상 부위가 있거나 쉴 이유가 있지 않나. 그러나 (올해는)그런 상황이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쉬면 시간만 지나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부족한 점도 많았고 연습량이 부족해서, 하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삼성은 11월2일부터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 캠프를 한다. 보통 마무리캠프 명단에는 주전 선수들이 제외되고 신진급 선수들이 참여하곤 한다. 구자욱은 직접 박진만 감독에게 가서 마무리 캠프에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나는 아직 젊다. 고참 선수들처럼 휴식을 취할 위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더 향상된 모습을 보이고 싶었고 그럴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구자욱은 당초 11월 중순에 열릴 예정이었던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명단에 포함된 상태였다. 이 대회는 지난 29일 최종 취소됐지만, 구자욱이 마무리 캠프에 참가하게 되면 한국과 일본을 오가야되는 상황이었다. 그는 “감독님에게 정확하고 명확하게 말씀을 드렸다”며 “마무리캠프에서도 열외를 바라지 않는다. 똑같이 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나태한 모습을 보이면 귀국 시켜도 좋다고도 말씀드렸다”고 했다.
올시즌을 돌이켜본 구자욱은 “욕심을 많이 냈던 것 같다”며 “결과는 많이 안 좋았지만 많은 것을 느꼈다”고 했다.
구자욱에게 이번 겨울은 도전이다. 그는 “내가 그동안 연습량이 부족했다는 건 아니지만 방법을 바꿔보려고 한다. 정답이 아닐 수도 있지만 해보는 데까지 해보고 싶다”고 했다.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플레이를 정립하는게 목표다. 구자욱은 “일정한 플레이를 보여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 기복을 많이 줄이고 싶다”고 바람을 표했다.
지난해에는 플레이오프 무대를 누볐던 구자욱은 올해는 가을야구를 TV로 지켜보는 처지가 됐다. 그는 “포스트시즌을 보는데 유독 추운 가을이라고 느껴지더라. 지난해에는 엄청 더웠던 것으로 기억이 났다”며 “개인적으로도 마음 속에 가을을 향한 욕망이생겼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