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튀니지인이자 프랑스인” 하즈리, 프랑스 꺾고 ‘부모의 나라’ 튀니지에 승리 선물

입력 : 2022.12.01 12:40 수정 : 2022.12.0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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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니지 축구대표팀 와흐비 하즈리가 1일 프랑스와의 2022 카타르월드컵 D조 조별리그에서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튀니지 축구대표팀 와흐비 하즈리가 1일 프랑스와의 2022 카타르월드컵 D조 조별리그에서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와흐비 하즈리(31·몽펠리에)는 튀니지와 프랑스 이중국적자이자, 프랑스 리그1 몽펠리에의 주전 스트라이커이자, 2022 카타르 월드컵에 튀니지 국가대표로 출전해 프랑스를 꺾은 장본인이다. “나는 100% 튀니지인이고, 100% 프랑스인이다”라며 자신의 다중적 정체성을 이야기한 하즈리는 이번 프랑스전에서 이야기한 바 있는 하즈리는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에 시원한 일격을 가했다.

튀니지는 1일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D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하즈리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지난 2018 월드컵 우승팀이자 올해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프랑스를 꺾은 주역은 ‘프랑스에서 태어난 튀니지 국가대표’ 와흐비 하즈리였다. 전반부터 위협적인 슈팅으로 프랑스의 골문을 두드린 하즈리는 후반 12분 센터서클부터 단독 드리블로 돌파해 상대 포백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깔끔한 왼발 슈팅으로 골을 터트렸다. 하즈리는 득점 직후 이삼 지발리(30·오덴세)와 교체돼 벤치로 걸어나왔다.

프랑스가 튀니지에 패한 건 1971년 지중해 연안 국가들의 종합 스포츠 이벤트인 지중해 게임에서 튀니지에 1-2로 진 후 51년 만이다. 1승 1무 1패로 D조 3위에 머무른 튀니지는 비록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튀니지 축구 역사에 진한 발자국을 남겼다.

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튀니지 국가대표 26명 중 하즈리를 포함한 10명은 프랑스 태생이다. 현재 프랑스에는 전체 인구의 1%를 넘는 70만 명의 튀니지인이 살고 있다. 튀니지는 1881년부터 1956년까지 프랑스의 식민 통치를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많은 튀니지인이 일자리를 찾아 프랑스로 이주했다.

기나긴 식민 역사에 얽힌 프랑스인과 ‘튀니지계 프랑스인’의 갈등은 축구 경기장에서 격화됐다. 2008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튀니지와 프랑스의 A매치 친선경기에서는 튀니지계 관중이 프랑스 국가가 흘러나올 때 휘파람을 불며 반감을 표했고, 프랑스인 관중은 프랑스 축구대표팀의 튀니지계 선수인 아템 벤 아르파가 볼을 잡을 때마다 거센 야유를 퍼부었다.

니콜라 사르코지 당시 프랑스 대통령은 자국 축구협회에 다시는 튀니지와 홈에서 친선전을 치르지 말라고 지시했고, 실제로 이 경기가 프랑스에서 열린 양국 간 마지막 경기가 됐다. 당시 총리였던 프랑수아 피용은 “프랑스와 대표팀 선수들을 모욕한 것이다. 용납될 수 없다”며 강하게 튀니지 관중들을 질타했다.

그 후 1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양 국가 사이의 골은 깊다. 튀니지와 프랑스의 조별리그가 열린 1일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도 프랑스의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일부 관중이 호루라기를 불며 적대감을 표했다.

그렇기에 하즈리의 골은 더욱 특별했다. 2012년까지 프랑스에서 21세 이하 대표팀에 속했던 하즈리는 “부모의 나라에서 뛰고 싶다”는 일념하에서 튀니지 유니폼을 입고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2013년부터 지금까지 하즈리는 튀니지 대표팀에서 73경기를 뛰며 24골을 넣었다.

하즈리는 “나는 주말마다 프랑스 리그1에서 튀니지를 대표해 좋은 경기를 펼치려고 노력한다. 내가 태어난 고장인 코르시카도 대표하고 싶다. 나는 어깨에 많은 국기를 짊어지고 있으며, 그게 좋다. 나는 100% 튀니지인이고, 100% 프랑스인이며, 100% 코르시카인이다. 그 사실이 전혀 부끄럽지 않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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