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리아반도의 두 축구 강국이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 문턱까지 왔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오는 7일 각각 모로코, 스위스와 16강전을 치른다.
각 조의 최강팀이자 우승 후보로까지 여겨졌던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모두 조별리그에서 아시아 국가에 1패씩을 얻어맞으며 개운치 못하게 16강에 올랐다. 이제 두 팀은 호락호락하지 않은 언더독과 외나무다리에서 맞붙는다.
스페인은 7일 0시 모로코와 맞붙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스페인이 6위로, 21위 모로코보다 한참 앞선다. 그러나 모로코는 F조 조별리그에서 FIFA 랭킹 2위 벨기에를 2-0으로 무릎꿇리며 2승 1무의 무패 행진으로 조 1위를 차지했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일본에 1-2로 패배하며 힘겹게 토너먼트에 진출한 스페인은 더는 방심할 수 없다.
이번 월드컵에서 ‘아프리카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모로코는 지난해 9월 왈리드 라크라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올해 열린 15번의 A매치에서 단 두 번 졌고, F조 조별리그에서는 캐나다에 한 골을 내어준 마지막 경기를 제외하곤 모두 클린시트를 기록했다.
스페인은 지금까지 모로코와 세 번 맞붙어 두 번 이겼는데, 가장 최근 맞대결인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는 2-2로 비겼다. 안심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
일본과의 조별리그에서 1-2로 역전패한 후 루이스 엔리케 스페인 축구대표팀 감독은 “일본이 5분 만에 2골을 넣었다. 우리는 해체되고 무너졌다”라고 절망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일본과의 경기에서 선발 라인업을 5명이나 교체하며 로테이션을 돌린 엔리케 감독은 16강에선 최정예 라인업으로 모로코를 상대할 전망이다.
포르투갈은 16강에서 알프스 산맥을 넘어야 한다. 포르투갈과 스위스 모두 조별리그에서 2승 1패를 기록했지만 스위스는 득실차에서 브라질에 밀리며 G조 2위로 올라와 H조 1위 포르투갈과 만난다. 양 팀의 경기는 7일 오전 4시에 열린다.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한 포르투갈은 한국과의 H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적극적으로 로테이션을 돌렸다. 우루과이전에서 멀티골을 기록한 브루누 페르난데스, 가나전 승리의 주역인 주앙 펠릭스가 모두 벤치를 지켰다. 베르나르두 실바 역시 후반 늦은 시간 교체 투입됐다.
체력을 아낀 주전들은 스위스와의 16강을 준비한다.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포르투갈 국가대표팀의 핵심 미드필더인 오타비우가 스위스와의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다. 오타비우는 허벅지 부상으로 인해 조별리그 두 경기에 결장했다. 갈비뼈 골절을 당해 한국과의 경기에 결장한 다닐루 페레이라도 순조롭게 회복 중이다.
스위스는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이후 68년간 8강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스위스 축구대표팀 제르단 샤키리는 16강 전 기자회견에서 “강팀 아르헨티나가 호주를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한 것처럼 우리도 포르투갈을 어렵게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세르비아와의 조별리그에서 골을 넣으며 월드컵 통산 5골을 기록한 샤키리는 3번의 월드컵에서 모두 골을 넣은 최초의 스위스 선수다.
샤키리 “호날두에게서 눈을 떼면 안 된다. 우리에겐 호날두가 없다. 이기기 위해선 팀 전체의 단합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호날두의 마지막 월드컵 꿈과 스위스의 16강 징크스 탈출, 둘 중 하나는 7일 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