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로코 골키퍼 야신 부누가 7일 카타르월드컵 16강전 승부차기에서 스페인 세번째 키커 주장 세르히오 부스케츠의 킥을 막아내고 있다. AP연합뉴스
‘아랍의 유일한 희망’ 모로코가 승부차기 끝에 ‘무적함대’ 스페인을 누르고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 출전한 지 52년 만에 첫 8강 진출을 이뤘다.
모로코는 7일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전·후반 90분과 연장전까지 120분을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0으로 이겼다. 모로코는 처음 출전한 1970년 멕시코 대회 이래 처음으로 8강에 올랐다. 이전 최고 성적은 1986년 멕시코 대회 16강이다.
스페인-모로코 승부차기에서는 모로코의 골키퍼 ‘야신’ 부누(31)가 영웅이 됐다. 부누는 스페인 키커 3명 중 두명의 킥을 막아냈다. 스페인은 1번 키커가 골대를 맞췄고 이은 키커 2명의 킥은 부누의 선방에 막혔다. 부누는 “승부차기 방어는 직감 약간, 운 약간이 필요하다”며 “우리가 이긴 게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20분 동안 집중하기 어려운 게 축구”라며 “우리 선수들이 처음부터 스페인과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를 잘 잘고 잘 수행했다”는 말로 연장전까지 무실점으로 선전한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부누는 실제 이름이 야신(Yassine Bounou)이다. 역대 최고 골키퍼로 꼽힌 러시아 레프 야신(Lev Yashin)과 발음이 비슷하다. 세비야 소속의 부누는 2012년부터 지금까지 스페인리그에서만 뛰고 있다. 스페인리그 기록은 290경기, 326실점이다. 스페인리그에서만 뛰면서 스페인 선수들을 오래 상대한 게 이번 선방으로 이어졌다.
A매치 성적은 49경기, 23실점으로 뛰어나다. 부누는 현재 프리미어리그 애스턴빌라로부터 영입제의를 받고 있다. 몸값은 약 1500만 유로(약 208억원)로 전세계 골키퍼 랭킹 28위에 해당한다.
반면, 2010 남아공 대회 이후 12년 만에 우승을 노린 스페인은 2018 러시아 대회에 이어 연속으로 16강에서 탈락했다. 당시에도 스페인은 승부차기에서 러시아에 패했다. 스페인은 카타르월드컵을 포함해 최근 11차례 월드컵에서 승부차기를 다섯번 했는데 네번이나 패했다. 1·2·3번 키커가 모두 실축한 것은 월드컵 역사상 스위스에 이어 두번째 치욕이다. 스위스는 2006년 독일월드컵 우크라이나전에서 3명이 모두 실축하며 무릎을 꿇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