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현과 임수향이 각자의 두려움을 딛고 따스한 봄을 피워냈다.
24일 방송된 MBC 금토 드라마 ‘꼭두의 계절’(극본 강이헌, 허준우/ 연출 백수찬, 김지훈/ 제작 피플스토리컴퍼니, 스토리티비) 최종회에서는 꿈결 같은 재회를 이룬 꼭두(김정현 분)와 한계절(임수향 분)의 아름다운 시간을 그리며 사랑으로 물든 위로를 보냈다.
먼저 지독한 저주 속에서도 차근차근 죽음을 준비했던 꼭두의 시간이 드러나 모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꼭두는 육신과 영혼이 허물어가는 와중에도 옥신(김인권 분), 각신(차청화 분)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가 하면 동생 정이든(이정준 분)의 평온을 기도하며 생을 정리해 나갔던 것. 채 봄을 보지 못하고 떠난 꼭두의 생이 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쓰라린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던 한계절은 꼭두가 남기고 간 선물을 통해 무너진 삶을 일으킬 수 있었다. 꼭두의 부탁으로 꽃을 배달하러 온 어린 남자아이에게서 비로소 자신이 무엇을 잘 키워내야 하는지 깨닫고는 꼭두가 없는 삶을 새롭게 꾸려나가고자 다짐했다. 이어 왕진의원을 개업해 환자들에게 진료비를 받는 대신 꼭두의 안녕을 빌어달라고 당부, 어떤 형태로든 그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이 돋보였다.
꽃을 통해 오는 꼭두의 안부 인사는 어린 남자아이가 자라 교복을 입을 때까지 계속됐다. 하지만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를 동안 꽃의 봉오리는 한 송이도 피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더하여 한계절이 꼭두와 나눠 가졌던 보호 계약서의 조항들이 여전히 효력을 발휘하는 일이 발생해 의구심만 짙어져 갔다.
이런 가운데 오랜 오해를 풀고 온전히 사랑하고자 결심한 태정원(김다솜 분)과 한철(안우연 분)의 결혼식 아침, 꽃들이 일제히 만개하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졌다. 한계절은 꼭두가 돌아온 것은 아닐지 그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렸지만 그럴수록 비참해지는 꿈에 눈물만 새어 나올 뿐이었다.
하지만 한계절을 울리는 것도 그녀의 눈물을 멈추는 것도 언제나 그랬듯 꼭두였다. “그럼 깨지마. 나와 함께 이 꿈에서 영원히 살자”라는 말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꼭두는 이 순간만을 고대해왔다는 듯 한계절에게 입을 맞춰와 그야말로 기적 같은 재회를 선물했다. 이어진 꼭두의 환생 스토리는 애틋한 환호를 자아냈다. 그간 어디에도 메이지 않는 바람이 되어 스러져 가던 중 수많은 기도의 목소리가 그를 붙잡았다는 것. 이는 꼭두의 존재가 한계절을 일으켰고 한계절의 마음이 꼭두를 살게 한 필연적 이야기가 완성된 순간이었다.
특히 방송 말미, “모든 운명을 언제나 함께 하기를”이라며 길게 눈을 맞추는 꼭두와 한계절의 모습에서는 지독한 저주도 비극의 전생도 막을 수 없는 이들의 사랑이 엿보여 북받치는 감동 속에서 최종회가 끝을 맺었다.
이렇듯 ‘꼭두의 계절’은 먼 과거부터 이어진 꼭두와 한계절의 대서사시를 통해 밀도 있는 이야기를 구축해냈다. 특히 유쾌함과 뭉클함을 넘나드는 대사들은 매회 새로운 감정체험을 가능케 했으며 저승부터 이승까지 새로운 계절을 구현해낸 연출은 ‘꼭두의 계절’만이 안길 수 있는 재미를 톡톡히 더했다.
캐릭터들의 개성을 하나하나 짚어낸 김정현(꼭두 역), 임수향(한계절 역), 김다솜(태정원 역), 안우연(한철 역), 김인권(옥신 역), 차청화(각신 역)의 열연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찰떡같은 티키타카부터 절절한 사랑을 그리며 각양각색 케미스트리를 선사, 보는 이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이야기를 전개해 갔다. 사랑을 믿게 만든 MBC ‘꼭두의 계절’은 시청자들의 가슴에 오래도록 피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