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N 드라마 ‘스틸러: 일곱 개의 조선통보’에 출연한 배우 이주우가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정지윤 선임기자
“환수할 수 있다면요? 주원 선배님의 ‘명석함’을 환수하고 싶어요.”
극 중에서도 총기를 내던 눈빛은 인터뷰 장소에도 그대로였다. 자신이 생각한 부분이 맞으면 거침없이 직진하는 모습이나, 스스로의 바람을 솔직하게 내놓는 모습도 캐릭터를 그대로 따왔다. 배우 이주우는 드라마 속 시청자의 마음을 훔쳐 오는 가장 효과적인 ‘스틸러’였다.
이주우는 최근 막을 내린 tvN의 드라마 ‘스틸러:일곱 개의 조선통보’에서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문화재 전담팀 경위 최민우를 연기했다. 경찰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했지만, 상관의 성희롱을 참지 못하고 폭발해 문제아로 찍혔다. 하지만 그 일이 전화위복이 돼 문화재 환수업무를 천직인 것처럼 해낸다.
“드라마에서 꼭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게 목표였어요. ‘저 친구가 아니면 안 되겠구나’하는 캐릭터를 만들어보고 싶었죠. 대본을 보면서 제 역할을 고민했는데 액션도 중요한 부분이더라고요. 그래서 캐스팅 이후 두 달 정도의 시간을 액션스쿨에서 몸을 만들려 노력했습니다.”

tvN 드라마 ‘스틸러: 일곱 개의 조선통보’에 출연한 배우 이주우가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정지윤 선임기자
최민우는 경찰로서 문화재 환수업무를 하는 문화재청 공무원 황대명과는 사사건건 부딪치고, 극 중반부터 등장하기 시작하는 문화재 도둑(?) ‘스컹크’와는 결국 공조한다. 드라마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스컹크와 최민우가 액션으로 만나는 장면을 구상했는데, 현장에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주원 선배님은 봤던 것 그대로, 이런 말씀을 드리기는 죄송하지만, 순하고 착하고 군더더기가 없는 분이셨어요. 사실 제가 예전 선배님의 드라마 ‘굿 닥터’를 좋아했거든요. 현장에서 연출진과 소통하면서 보이지 않게 지휘를 하는 부분을 많이 배웠어요. 정말 부드럽고 좋게 전달하고자 하는 부분을 이야기하는 모습이었죠.”
문화재 환수 업무를 주로 했던 캐릭터였기에 “드라마 속 캐릭터 중 한 사람의 어떤 것을 환수한다면 무엇이 좋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 질문에서도 이주우의 대답은 주원이었다.

tvN 드라마 ‘스틸러: 일곱 개의 조선통보’에 출연한 배우 이주우가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정지윤 선임기자
“주원 선배님의 똑똑함, 명석함을 가져오고 싶어요. 대본에 대해 넓고 깊게 생각하시더라고요. 가끔 저도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시는 걸 보면 분명히 깨우치는 게 있었죠.”
학창 시절 노래를 너무 좋아해 실용음악과로 대학에 진학했던 이주우는 춤과 노래에도 능했다. 하지만 진학 이후 연기수업을 듣다가 연기의 매력에 푹 빠졌다. 원래 그는 눈물을 보이면 누군가에게 진다는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카메라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스스로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시원하다’ ‘이것이 연기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노래냐 연기냐, 선택의 기로에서도 갈피를 잘 못 잡았어요. 그 부분을 결정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걸렸죠. 연기로 결정했지만, 미련은 없어요. 노래는 또 언젠가 제가 연기를 하고 노래를 하는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tvN 드라마 ‘스틸러: 일곱 개의 조선통보’에 출연한 배우 이주우가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정지윤 선임기자
2014년 JTBC ‘선암여고 탐정단’으로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한 그는, 2018년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의 민수아, 지난해 SBS ‘왜 오수재인가’의 송미림 역 등으로 이름을 알렸다. 특히 송미림과 이번 최민우는 모두 똑똑한 배역이라 그의 이미지가 방송가에 어떻게 자리매김하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어떤 감독님이든 저를 똑 부러지는 이미지로 봐주시는 것 같아 감사해요. 하지만 저 스스로는 넓어지려고 더욱 노력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마음의 크기도,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받아들이는 모습도 넓히려고요. 결국 다른 사람의 희로애락을 연기해야 하는 거잖아요. 예전에는 시야가 좁았다면, 이제는 넓히려고 애쓰고 있어요.”
그래도 욕심은 남아있다. 최근 배우고 있는 테니스의 매력에 빠져 테니스 영화를 해보고 싶은 게 꿈이다. 스스로에게는 도전인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도전도 목표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문화재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생각하셨다는 분들이 많아 기뻤어요. 우리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건 그 자체로 좋은 일이죠. 저 이우주는 더 새롭고, 좋은 모습으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