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는 집주인들…전세보증 반환 대출 4조6천억 돌파

입력 : 2023.06.13 14:24

전세보증금을 반환하기 위해 집주인들이 은행으로부터 받은 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시세가 기존 전세보증금보다 낮은 ‘역전세’ 문제가 나타나면서, 하락분을 감당하지 못해 빚을 낸 집주인이 늘어났다는 뜻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4대 은행과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신규로 취급한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은 약 4조6934억원으로 집계됐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이 올해 1∼5월 신규로 취급한 전세보증금 반환대출은 약 2조6885억원 규모. 지난 해 같은 기간의 2조6966억원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이는 지난 1월 말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으로 수요가 일부 분산됐기 때문으로, 그 성질이 다르다는 것이 은행권의 설명이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임차보증금 반환 목적의 특례보금자리론 유효 신청 금액은 2조49억원에 달한다. 지난 해 임차보증금 반환목적 보금자리론 공급액이 8002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전체 공급액의 약 2.5배 넘는 금액이 올해 5개월 만에 신청된 셈이다.

12일 서울 서초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전세 매물 등 부동산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12일 서울 서초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전세 매물 등 부동산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전세보증금 반환대출이 증가한 이유는 전셋값이 떨어진 탓에 집주인이 돈을 빌려서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실거래 마이크로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지난해 1월 25.9%(51만7000호)에서 지난 4월 52.4%(102만6000호)까지 늘었다.

문제는 역전세 문제가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기준 역전세 계약 중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만기 도래 비중은 각각 28.3%, 30.8%에 달했다. 여기에 정부가 올해 들어 대출 규제를 완화한 것도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이 늘어난 한 요인이다.

이에따라 정부는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에 한시적으로 차주별 DSR 규제 적용까지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차주별 DSR 규제에 묶여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을 더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며 “DSR 규제가 완화되면 전세보증금 반환대출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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