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료가 부족하다면 내 연봉이라도 내놓겠다.”
양현준(21·강원FC)이 자기 연봉이라도 이적료로 내놓겠다는 말로 셀틱(스코틀랜드) 이적에 대한 강한 열망을 표현했다.
양현준은 2일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전을 마친 뒤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이번 여름에 셀틱으로 가고 싶다”며 “강원이 이적을 허용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셀틱과 강원FC는 최근 양현준 이적조건에 대해서 사실상 합의했다. 이적료 250만 유로, 셀온피 12%다. 이적료 250만 유로면 한국돈으로 35억원에 육박하는 거액이다. 한국, 일본 유망주들이 유럽으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이적료보다 훨씬 많은 액수다. 셀온피는 앙현준이 셀틱에서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때 발생하는 이적료 수입 중 일부를 뜻한다. 즉, 양현준이 셀틱에서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경우, 이적료 수입 중 12%를 강원이 추가로 받는 것이다. 이 정도면 상당히 좋은 조건임에는 부인할 수 없다.
강원은 양현준 여름 이적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시즌이 끝난 뒤 겨울에는 이적을 허용할 의사는 있다. 유럽프로축구 시즌은 9월 초 시작된다. 시즌 시작부터 신규 선수를 기용하고 싶은 건 셀틱으로서는 자연스러운 요구다. 강원이 양현준을 보내지 않으려는 이유는 강등 위기에 몰린 팀 성적 때문이다. 강원이 양현준을 보내주는 전제로 6개월 선임대를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양현준은 아직 강원 김병지 대표와 협상을 하지 못하고 있다. 양현준은 “아버지, 에이전트가 몇 차례 면담을 요구했지만 김병지 대표가 시간을 내주지 않고 있다”며 “이번 주 안으로 내가 김병지 대표 면담을 직접 요청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양현준은 “유럽에서 오퍼를 받는 게 쉽지 않는 기회”라며 “이번에 꼭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양현준은 “동료들, 다른 팀 선배들도 유럽으로 나가라고 말한다”며 “지금은 강원에 남는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현준이 셀틱으로 갈 수 있을까. 아니면 불편한 마음으로 강원에 남을까. 양현준이 셀틱으로 가든 말든, 양측은 이미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결과적으로 양현준이 강원에 남는다면, 양현준과 구단은 불편한 동거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