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에 방송이 된 ‘Peace & Prosperity’ (M C 봉영식, 최민정) 221회는 김정은 러시아 방문과 북러의 ‘위험한 밀착’에 대해 조명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년 5개월 만에 정상회담을 열었다. 두 나라는 군사기술 협력을 포함한 어떠한 합의에도 서명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북러 밀착이 가시화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러 정상회담이 개최된 곳은 러시아의 로켓과 인공위성 첨단기술이 집약된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과 로켓단지를 돌아보며, 여러 차례 기술적인 질문을 하는 등 큰 관심을 드러냈다. 이후 두 정상은 확대회담과 일대일 회담, 만찬 등 약 5시간 가량을 함께하며 우호를 다졌다.
공동선언문도, 별도 기자회견도 없었던 탓에 양국 정상이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를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러시아 크렘린궁은 “공개되면 안 되는 민감한 분야에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혀 무기 거래 가능성을 내비쳤다.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당장 필요한 무기를 제공하고, 러시아는 반대급부를 제공하기로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김정은 위원장을 수행한 대표단 면면을 보면 군부 1~3위가 모두 출동을 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며 “러시아는 북한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포탄과 탄약, 북중러 연합훈련 등을 제안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길주 고려대학교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교수는 “현재 핵 고도화를 하는 입장에서 북한이 가장 필요로 하는 능력은 제2격 능력(Second strike capability)”이라며 “북한은 러시아에 수중에서 핵무기를 발사하는 SLBM 기술과 핵어뢰 기술, 핵추진잠수함 기술 이전에 더해 정찰위성 기술까지 요구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위성 개발을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도 정상회담 직후 전투기 공장과 잠수함 조선소 등 군수공장들을 집중적으로 둘러보며 러시아 첨단무기에 대한 노골적인 관심을 드러냈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제는 우리가 북한의 능력 외에도 러시아의 첨단기술까지 고려해 군사력을 건설해 나가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며 “더 우려스러운 점은 북러와 같은 나라들은 리더십의 변화가 없기 때문에 굉장히 빠른 속도로, 연속성 있게 군사협력을 비롯한 정책들을 추진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에선, 북러 밀착으로 국제 안보 질서의 근간인 유엔 안보리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제사회의 비난을 의식한 듯 푸틴 대통령은 어떤 합의도 위반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진정성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이번 정상회담으로 김정은 위원장으로선 사실상 동맹화한 한미일에 맞설 수 있고,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무기와 우군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길주 고려대학교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교수는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패할 경우 사실상 정치권력마저 증발해 버릴 위기에 처해있다”며, “북한의 불법적인 핵무기 개발을 용인해주는, 이른바 레드라인을 넘는다 하더라도 전쟁에서 이길 수만 있다면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하겠다는 입장으로 변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