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식쟁이 주바리의 내돈내먹 찐리뷰

눈도 즐겁고 입도 즐거운…서울서 즐기는 단풍 맛집

입력 : 2023.10.26 15:14
[편식쟁이 주바리의 내돈내먹 찐리뷰] 눈도 즐겁고 입도 즐거운…서울에서 즐기는 단풍 맛집

[편식쟁이 주바리의 내돈내먹 찐리뷰] 눈도 즐겁고 입도 즐거운…서울에서 즐기는 단풍 맛집

서서히 물들기 시작한 단풍이 이번 주말부터 절정에 이르는 곳이 많다네요. 주바리처럼 가을 타면서 마음이 일렁일렁하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가뜩이나 기후변화로 인해 짧아진 가을이 순삭되기 전에 멀리 갈 짬이 없다면 동네 근처에서라도 낙엽 냄새·단풍 색깔 만끽하러 나가 봐야겠죠. 서울 곳곳에서 여유롭게 단풍놀이할 수 있는 곳과 출출해진 배꼽시계까지 만족시킬 근처 맛집까지 알려 드릴 테니 놓치지 말고 2023의 가을을 눈과 입에 저장해보시길.

■ 용산공원-천우목장

이전에 미군기지로 사용됐던 용산공원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데, 미군기지 건물의 붉은 벽돌과 울긋불긋 물든 단풍이 조화롭게 어울려 인생샷 명소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곳곳에 영어로 적힌 표지판이 있어 이국적인 분위기까지 느껴져서 가을 단풍 맛집으로 추천해요. 실컷 단풍 구경으로 눈을 채운 후 허기진 배를 채우고 싶다면 이곳으로 가보세요.

천우목장

천우목장

‘천국에서 내려온 소고기의 맛’을 지향하는 삼각지의 고깃집 ‘천우목장’은 생긴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신상 맛집이죠. ‘가격 생각하지 않고 부담 없이 한우 소고기 한 점에 소주 한잔 하고싶어서 시작했습니다’라는 소개 문구에서 느껴지듯 가성비도 좋은 핫플로 떠오르고 있죠. 투플한우짝갈비가 1인분에 1만9000원이니 삼겹살도 1만7000원 하는 요즘에 착하디 착한 가격이 아닐 수 없죠.

고기 메뉴는 양념소갈비와 소금갈비살 딱 두 종류뿐인데 간장 베이스의 적당한 단짠 맛을 좋아한다면 양념을 좀 더 담백한 맛을 선호한다면 소금을 추천해요. 2인이 방문할 땐 바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서 직접 고기를 구워 먹는 쏠쏠한 재미를 느껴 보세요.

식사메뉴로는 해장라면, 카레라이스, 후식냉면, 갈비된장찌개가 있어요. 소고기 양지가 듬뿍 올라가는 해장라면은 다른 데서 맛볼 수 없는 메뉴니 꼭 드셔보시길 권해요. 갈비된장찌개에도 고기가 덩어리째 풍성하게 들어있으니 맛보셔도 좋고요.

뜨거운 인기를 힘입어 최근엔 종각과 가로수길에도 지점이 생겼다고 하니 참조하세요.

북촌한옥마을-밀과 보리

가을이 되면 한옥이나 궁궐의 풍광이 더욱 아름다워지는 것 아시나요? 특히 삼청동에서 북촌한옥마을로 가는 곳곳의 단풍길은 고즈넉한 분위기까지 더해져 한층 가을의 짙은 내음을 만끽하기에 제격이죠. 이 근처에는 맛집과 분위기 좋은 카페들이 많아서 이 계절 나들이나 데이트 코스로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고 할 만하지요.

밀과보리

밀과보리

인근의 ‘밀과 보리’는 ‘식객’의 허영만 화백이 진행하는 ‘백반기행’에 소개돼 최근 더 화제가 된 곳이에요. 최고 인기 메뉴는 강된장을 넣어 비벼 먹는 ‘곤드레밥’인데요. 곤드레는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하고 칼슘, 인, 철분도 많아 뼈를 튼튼하게 하고 빈혈 예방은 물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혈관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는 건강 재료죠. 절반은 간장 양념에, 나머지 반은 고추장 양념에 비벼 먹는 게 맛있게 즐기는 꿀팁. 특히 가짓수로는 9첩 반상 부럽지 않은 집밥 스타일 반찬이 깔려서 젓가락 한 번씩만 돌려도 밥 한 그릇 뚝딱 해치울 만큼 손맛은 인정하는 부분. 반찬 하나하나 맛깔나서도 좋지만 전체적으로 건강한 맛이 느껴져서 배달음식에 지쳐갈 땐 꼭 들르는 곳이에요.

미나리전도 이 집 시그니처인데, 밀가루 반죽이 잘 보이지 않을 만큼 듬뿍 넣은 미나리와 새우를 잘게 썰어서 부쳐내 그 향기에 입과 코가 아주 행복하네요. ‘겉바속촉’의 감자전도 두툼하니 먹음직스럽고요, 저녁 메뉴로는 닭볶음탕과 홍어전 등이 막걸리를 부르는 안주랍니다.

메뉴판에 ‘우리 가게는 싱겁습니다’라는 사장님의 메시지가 적혀 있지만 제 입맛에는 전혀 싱겁지 않고 딱 먹기 좋을 만큼 간간하더라고요.

반찬 하나하나 맛깔나서도 좋지만 전체적으로 건강한 맛이 느껴져서 자주 방문하고픈 곳이네요. 허영만 화백이 그려놓은 벽의 그림을 보는 재미는 덤, 매장이 다소 협소하고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점은 흠.

■서울숲-버섯집

서울숲은 뚝섬을 재개발하면서 만들어진 시민의 숲으로 약 116㏊의 거대한 공간을 숲으로 꾸미고 그 안에 여러 개의 테마를 가진 공원을 만들었답니다. 서울숲 공원의 가을 풍경은 그 어느 계절보다 아름답기로 유명한데 노란 은행나무길, 붉게 물든 대왕참나무 단풍길, 물과 갈대가 어우러진 습지생태원의 풍경은 마치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듯하죠. 이렇게 예쁜 풍광을 보며 마음의 헛헛함을 채우고 나면 위장의 헛헛함도 채우러 가야겠죠.

버섯집

버섯집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이름부터 직관적인 ‘버섯집’으로 가봅시다. 뚝섬역 8번 출구 방면 혹은 서울숲역 4번출구로 나오셔서 성동구민체육센터 방향으로 오시면 성수동 갈비 골목 사이에 위치해 있답니다.

이집 메뉴는 은목이, 황금팽이, 만가닥 버섯 등 여덟 가지의 버섯과 담백하게 양념 된 불고기를 불고기판에 올려 물기 없이 볶고 원으로 둘러진 부분엔 사골과 양지로 고아낸 육수를 부어 버섯을 살짝 익혀서 먹는 ‘서울식 버섯생불고기 전골’이 주인공. 단풍색처럼 화려하게 플레이팅된 접시만 봐도 식욕이 돋더라고요. 지나치게 달지도 않고 남녀노소 다 좋아할 맛에 테이블 위에서 따끈하게 끓여 먹기 때문에 요즘처럼 밤에 쌀쌀해진 날씨에 딱 맞는 메뉴죠.

참고로 버섯생불고기 전골은 저녁 시간에만 주문할 수 있고 점심 메뉴로는 눈꽃 버섯탕, 얼큰 버섯탕 등이 있어요. 음식은 맛있지만 가게가 아담해서 대기는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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