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주의 꼭두각시가 될 SSG 새 사령탑은 누구일까

입력 : 2023.11.01 17:26 수정 : 2023.11.02 19:13
SSG 추신수(오른쪽)가 지난해 11월8일 한국시리즈 우승 뒤 정용진 구단주와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SSG 추신수(오른쪽)가 지난해 11월8일 한국시리즈 우승 뒤 정용진 구단주와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원형 감독을 전격 해임한 SSG의 새 사령탑 선임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시기도, 과정도, 매너도 상식을 깬 구단 조치에 새 사령탑 선임 역시 평범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지난해 SSG를 프로야구 최초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으로 이끈 김원형 감독은 3년 재계약을 했지만 2년이나 임기를 남겨두고 지난 10월31일 해임됐다. 비록 준플레이오프에서 3패로 탈락했지만 정규시즌 3위를 했으니 성적을 명분으로 내세울 수 없는 상황이다. SSG는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세대교체’ 등을 언급하는 등 3년 재계약 해놓고 1년 만에 경질한 이유를 매우 부자연스럽게 포장하고 있다.

결국 시선은 저 위, 구단주에게로 향한다. 우승해서 어쩔 수 없이 재계약을 했지만 마음에 들지 않으니 간단히 정리하고 입맛에 맞는 새 감독을 찾아나선 모양새다.

SSG는 이미 기존 코치들과 대거 작별했다. 새 팀을 찾아 스스로 떠난 코치들도 있지만 여러 코치들이 해임됐다. 이미 새 코치들도 상당수 영입해놓은 상태다. 마무리훈련도, 코치진 개편도 김원형 감독에게는 전혀 공유되지 않은 채로 구단 선에서 이뤄지다 감독은 해임됐다.

새 코치 영입은 전부 구단 주도하에 진행되고 있다. 2군 코치뿐 아니라 1군 코치도 이미 일부 영입 작업이 끝난 상태다. 현재 포스트시즌에 진출해있는 팀의 2군 코치가 1군 배터리 코치로 확정돼 있다. 1군 지도자 경력이 전혀 없는 코치라 ‘파격’으로 화제다. 무엇보다 감독이 없는데 1군 코치부터 영입하고 있다. 지켜보는 타 팀에서도 “구단 입맛대로 세팅 다 해놓고 다음 감독은 그냥 들어가서 구단 뜻대로 하라는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하고 있다.

김성용 SSG 단장. SSG 랜더스 제공

김성용 SSG 단장. SSG 랜더스 제공

현재 이 모든 과정은 김성용 단장이 주도하고 있다. 김원형 감독에게 해임 통보 역시 김 단장이 했다. SSG는 그룹 대표이사를 겸직하는 다른 구단들과 달리 야구단에 오래 몸 담은 전임 대표이사가 있다. 그러나 현재 SSG의 행보 속에 민경삼 대표이사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는다.

SSG는 바로 지난해 통합우승을 차지하고도 ‘비선실세’ 파문으로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정용진 구단주와 절친한 중소기업 대표이사 A씨가 구단 운영과 선수 영입 등 구단 업무에 깊숙이 개입해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이 골자였다. 우승 단장을 하루아침에 해고하고 실질적으로 A씨가 영입했다는 인물이 김성용 단장이다.

여론의 지탄 속에서도 SSG는 단장 선임을 강행했고, 시즌 중반까지 잠잠하던 김성용 단장은 SSG 성적이 흔들거리던 시즌 후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움직여왔다. NC 소속으로 구단 지원의 해외 연수 중인 손시헌 코치를 2군 총괄로 영입한, 상도덕을 파괴한 행보에 대해서도 현장에서는 “프로야구가 처음이라 이 판을 전혀 모르니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평하고 있다.

차기감독으로 현역 선수인 추신수 이름부터 나오는 희한한 사태의 배경도 다르지 않다. 추신수는 SSG 선수단 내의 VIP다. 17억원이나 되는 연봉은 물론 정용진 구단주와 직접 만나고 통화하며 의견을 개진하는 선수다. 타 구단 한 코치는 “그 팀은 감독으로 가더라도 어차피 추신수가 감독 될 때까지만 ‘땜빵’ 아니냐고, 야구인 모두 그렇게 보고 있다. 코치들도 뭐라고 못한다. 사실상 감독 위에 감독이 있는 팀으로들 본다”고 말했다.

결국 ‘비선실세’ 파문 이후 1년이 지나서도 SSG는 똑같은 길을 걷고 있다. “소통으로 착각하지 말라”고 팬들에게 선을 그었던 것처럼, 주변의 시선은 전혀 의식하지 않고 구단주 입맛에 맞는 새 사령탑을 고를 준비를 하고 있다. 원하는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을, 비운의 SSG 새 사령탑은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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