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겁쟁이 시리즈로 화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서양화가 이미애 작가의 열번째 전시회가 15일 안양예술공원 내 두나무아트큐브에서 열린다.
작가의 작품을 관통하고 있는 주제는 꿈꾸는 겁쟁이다. 꿈꾸는 겁쟁이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완주하고 싶은 존재다.
자신의 색깔을 보여주기 위해 작가가 선택한 것은 붓 대신 조각칼이었다.
붓으로 그려내는 평면보다는 조각칼로 입체성을 강조했다. 다층구조의 색채 공간 위에 도예의 박지기법과 상감기법으로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며 작가만의 독특한 화풍을 캔버스에 입혔다.
꽃과 나무라는 특정 이미지를 반복과 나열이라는 방식을 통해 여백을 채웠다. 깎아내기와 파기를 거듭한 겹겹의 물감층은 다층구조를 이루며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했다. 덧칠에 익숙한 기존 서양화 기법에 긁어내는 방식을 더해 작가만의 독창성을 발휘한다.
작품은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어우러져 한국화가 갖는 멋스러움과 현대회화가 갖는 세련미를 동시에 볼 수 있다.
조각칼로 빗어낸 다층구조는 투명하고 절제된 색채로 단아하고 화사하지만, 알 수 없는 텅 빈 슬픔이 배어있다.
막연한 두려움과 자신을 둘러싼 구속에 색을 입히고, 그 색을 겹겹이 쌓아 올렸다가 깎는 작업으로 화폭에 드러난 꽃과 나무는 불행과 고난에도 굴복하지 않고 살아가는 작가의 의지를 상징한다.
지속성과 일관성은 주요 특징 중 하나다. 이야기를 구성하는 모티프는 꽃, 나무, 새 등이다. 작가만의 꽃과 나무로 재편집된 피사체에 대한 묘사력, 조형성과 색채감까지 더해 지루하지 않다. 작가는 삶의 긴장과 불안을 해소하는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화폭에서 끊임없는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초대전에서는 작업방식의 지난함을 극복하고 100호 작품을 처음 선보인다. 작가만의 고유기법은 그 작가를 특징짓는 상징이다. 붓이 아니라 조각칼로 작업하는 특성상 균질한 마티에르 구축과 재료 배합 등의 문제로 큰 작품을 그린다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다.
작가는 “꿈 때문에 외로웠고, 꿈이 생생한 만큼 절망도 컸습니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 꿈을 잠시 접어둔 분들이 계신다면 꿈꾸는 겁쟁이를 보고 작은 위로와 희망을 받으면 좋겠습니다”고 말했다.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한 이미애 작가는 홍익루트 회원으로 조형아트서울, 인천아시아아트쇼 등 다수 아트페어와 단체전 출품. 출판물 표지 게재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전시회는 안양 두나무아트규브에서 4월 3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