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배우 이선균의 수사 정보를 유출한 의혹을 받는 현직 경찰관이 체포됐다. 수사 과정 내내 이례적으로 벌어졌던 여러가지 일들이 모두 명쾌하게 해명될 수 있을까.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공무상 비밀누설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인천경찰청 소속 간부급 경찰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전날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인천경찰청 소속 간부급 경찰관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이선균 마약 사건의 수사 진행 상황을 담은 보고서를 외부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1월 15일부터 수사 정보 유출 경위를 수사했다. A씨는 수사 진행 보고서를 휴대폰 앱으로 촬영해 특정 언론사 기자에게 전달했고, 이 보고서를 전달 받은 언론사는 기사에 해당 보고서를 그대로 노출했다.
A씨는 마약 범죄 수사계와는 관련 없는 다른 부서에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보고서가 기사로 보도된 후 인천경찰청 마약 범죄 수사계는 자체 조사를 벌였지만, 공정성 보장이 어렵다는 판단 하에 경기남부경찰청이 수사를 맡았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사 사항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선균의 마약 투약 혐의는 지난해 10월 처음 언론에 보도됐다. 해당 사실이 입건 전 조사 과정에서 보도된 것부터 의구심을 자아냈으며, 두 달여 간 세 번의 경찰 소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세부적인 내용이 언론에 실시간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특히 비공개 수사가 원칙임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이선균의 요구를 묵살하고 세 번 모두 이선균을 카메라 앞에 세워 논란이 일었다. 그는 세 번쨰 소환 조사를 받은지 나흘 만인 지난해 12월 서울 종로구 한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누리꾼들은 이선균이 정치적 표적수사의 희생양이 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후 올해 1월 봉준호 감독 등 문화예술인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의 수사에 관한 정보가 최초 유출된 때부터 극단적 선택이 있기까지 2개월여 동안 경찰의 보안에 한치의 문제가 없었는지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