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에 엄지손가락 만한 물집, 그리고 끝내기…‘예비역’ 임종찬이 할 수 있는 건 ‘최선’ 밖에 없다

입력 : 2024.03.30 06:00
한화 임종찬이 29일 대전 KT전을 마치고 인터뷰하고 있다. 대전 | 김하진 기자

한화 임종찬이 29일 대전 KT전을 마치고 인터뷰하고 있다. 대전 | 김하진 기자

29일 끝내기 안타를 친 한화 임종찬. 한화 이글스 제공

29일 끝내기 안타를 친 한화 임종찬. 한화 이글스 제공

지난 2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 SSG의 경기에서 한 선수의 손바닥이 주목을 받았다.

주인공은 한화 외야수 임종찬(23)이었다.

임종찬은 이날 3-0으로 앞선 5회초 1사 만루 상황에서 싹쓸이 3타점 3루타를 날렸다. 임종찬의 장타 덕분에 한화는 10-6으로 승리하며 4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5연승의 주역도 임종찬이었다.

2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KT와의 홈 개막전에서 6번 중견수로 나선 임종찬은 9회 자신에게 온 기회를 생애 첫 끝내기로 만들어냈다.

2-2로 맞선 9회 선두타자 요나단 페라자가 KT 이상동을 상대로 좌측 펜스 상단을 맞히는 2루타로 출루했다. 이어 채은성이 범타로 물러났지만 노시환이 자동 고의4구로 출루하면서 1·2루가 채워졌다. 안치홍이 삼진아웃으로 물러나면서 기회가 무산되는 듯 했으나 임종찬이 KT 두번째 투수 이상동의 초구 포크볼을 받아쳤고 타구가 좌중간을 가르면서 경기가 끝났다.

임종찬은 동료들의 시원한 물세례를 맞았다. 한화는 5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임종찬은 북일고를 졸업한 뒤 202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 28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한화 임종찬.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임종찬. 한화 이글스 제공

2020시즌 1군에서 52경기를 뛰고 2021년 42경기를 뛰는 등 작게나마 기회를 받았던 임종찬은 2022년 20경기만을 소화한 후 현역 군 입대를 결정했다.

올시즌은 제대 후 복귀 첫 시즌이었다. 1군 스프링캠프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서산에서 신인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퓨처스리그 스프링캠프에서 새 시즌을 준비했다.

묵묵히 시즌을 준비한 임종찬은 시범경기에서 출전 기회를 얻었다. 10경기에서 타율 0.476 1홈런 8타점 등을 기록한 임종찬은 치열한 외야 경쟁을 뚫고 1군에서 한 자리를 꿰찼다. 그리고 연일 그날 경기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이날 끝내기 안타는 임종찬의 야구 인생의 첫번째 기록이었다. 경기 후 잔뜩 군기가 든 모습으로 인터뷰실에 들어선 임종찬은 “처음 쳐본다. 기분이 좋다”라며 “상대 투수가 스플리터를 주무기로 쓰는걸 알았고 초구부터 자신있게 돌리자라고 생각했다. 치는 순간 잘 맞았다고 했고 뛰면서 ‘끝났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한화 임종찬이 29일 대전 KT전을 마치고 인터뷰하고 있다. 대전 | 김하진 기자

한화 임종찬이 29일 대전 KT전을 마치고 인터뷰하고 있다. 대전 | 김하진 기자

경기가 끝난 뒤인데도 어안이 벙벙했다. 끝내기 후 맞은 물 세례에 대해서는 “시원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차가웠다. 동료들과 부둥켜 안는데 정신없었다”고 회상했다.

전날 손바닥이 주목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은 야구를 ‘잘하기’보다는 ‘열심히’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노력하는 것에 대해 결과를 바라고 하기보다는 그냥 스윙 훈련이나 여러가지 훈련들이 쌓이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 같아서 꾸준히 했는데 결과가 잘 따라와줬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이런 생각은 군입대를 했을 때부터 쭉 이어진 것이었다. 군입대 전 보다 10kg이나 감량한 모습으로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는 임종찬은 “군대에서 규칙적인 생활하고 달리기하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다보니까 빠진 것 같다”고 했다.

임종찬은 아직 ‘최선’을 다하는 방법 밖에 모른다.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며 “너무 결과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한 타석, 한 타석 최선을 다하고 마음을 편하게 하는게 목표”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런 임종찬을 향해 최원호 한화 감독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최원호 감독은 “임종찬이 개막 후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는데 더욱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한다”며 흐뭇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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