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적인 쟁점 셋
1. 클라이맥스 이후 엔딩까지, 왜 화력이 식었나
2. 상상과 현실이 혼재된 구조, 이유는?
3. ‘댓글부대’로 던지고 싶은 화두는?
여론전과 가짜뉴스에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 나타났다. 영화 ‘댓글부대’(감독 안국진)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안국진 감독과 손석구, 김성철, 김동휘, 홍경 등 대세 배우들이 손잡은 터라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됐다.
그러나 ‘댓글부대’가 개봉한 이후 엔딩에 대한 상반된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또한 기자 임상진(손석구)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되거나 상상과 현실이 혼재된 구조에 대해서도 반응이 엇갈린다.
‘스포츠경향’은 최근 만난 안국진 감독에게 ‘댓글부대’에 관한 편파적인 쟁점 세가지를 물었다.
■쟁점1. 모호한 엔딩, 의도한 것일까
‘댓글부대’는 대기업에 대한 기사를 쓴 후 정직당한 기자 ‘임상진’에게 온라인 여론을 조작했다는 익명의 제보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는다.
이 작품은 대기업의 여론전을 파헤치기 위해 힘차게 달려오다가 클라이맥스 이후 모호한 열린 결말을 관객에게 선사한다. 감독은 이유가 있었다고 했다.
“이게 굉장히 현실적인 엔딩이에요. 마지막 장면에서 ‘임상진’이 미소짓는데 사건의 전말에 대해 다 알게된 것 같은 미소가 아닐 수도 있고요. 혼란스러운 쾌감을 줄 거로 생각하고, 극장을 나서서까지도 다시 얘기가 시작될 것 같은 느낌을 줄 거라 믿어요. 그리고 내내 영화를 보면서 관객이 절대 핸드폰을 보지 않게 만들려고 몰입감을 엄청 주고자 했죠. 이 영화는 해석하면 해석할 수록 엔딩에 대한 해석들도 각자 달라질 거로 생각해요.”
■쟁점2. 어디까지 상상이고, 어디까지가 현실인가
극 중 임상진이 댓글부대인 ‘팀알렙’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관객에게 혼란을 준다. 이후 2년의 시간을 훌쩍 뛰어넘으며 다음 에피소드를 향해가는데, 이런 감독의 선택에 대해서도 의문을 던졌다.
“그렇게 시간을 스킵한 것마저도 이 영화가 지닌 ‘온라인’스러운 영화적 표현이라고 생각했어요. 임상진이 취재하는 걸 함축적으로 다 보여줄 수 있는 시퀀스였고요. 툭 ‘2년 뒤야’ 던지는 게 아니라, 충분히 그 시간으로 빠져들 수 있는 호흡이었다고 봅니다. 또 스크롤 이후 엘리베이터로 빠지게 된 건, 임상진이 계속 인터넷만 하다가 갑자기 머리가 길어진 채로 나오면 허망하면서도 어이가 없을 거로 생각했어요. 이 영화 엔딩으로 달려가는 어울리는 호흡이었고요. 물론 과감한 선택처럼 느껴졌을 수도 있어요. 일반영화 틀이 아니고 비선형적인 구도이니까요. 하지만 충분히 도전해볼 수 있는 가치가 있는 문법이다고 생각합니다. 배우들이 상쇄할 수 있게 연기했고요. 전 성공한 것 같은 느낌인 걸요.”
■쟁점3. 여론전과 가짜뉴스에 대한 감독의 생각은?
이 작품이 다루는 여론전과 가짜뉴스에 대해서도 분명히 던지고 싶은 메시지가 있었을 터다.
“자신이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해도 실상 모를 때가 있어요. 사실과 거짓이 혼재된 느낌을 영화에 살리고 싶었죠. 그건 온라인이 존재하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일 거로 생각했거든요. 인터넷은 칼처럼 위험할 수도 있지만 필요한 물건이니까요. 고도화된 도구일수록 그 쓰임의 명암이 커질 거고, 그렇다면 사용자가 더 영리해질 수밖에 없겠구나라고 느끼는 건 변치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10년이 지나서 봐도 ‘지금 얘기 같네?’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될 것 같다고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