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과 성별, 나이를 망라하고 최고의 운동능력을 가진 ‘슈퍼휴먼’을 고르는 프로그램, 넷플릭스 ‘피지컬: 100’의 인기가 높다. 지난해 초 첫 시즌을 방송한 프로그램은 건강과 운동에 대해 관심이 는 현대인의 취향을 정확하게 반영해 세계적인 인기 콘텐츠가 됐다.
최근 막을 내린 2편은 ‘피지컬: 100 시즌 2-언더그라운드’라는 콘셉트를 더해 지하광산에 갇힌 듯한 100명의 참가자가 그 장소에 맞는 각종 과제를 해내는 열띤 경쟁을 담았다. 결국 크로스핏 선수였던 아모띠가 우승, 전 소방관 출신 홍범석이 2위, 도쿄올림픽 럭비 국가대표를 지냈던 안드레진이 3위를 차지했다.
넷플릭스의 영향력으로 전 세계적인 반향을 얻었던 콘텐츠에 대해 제작진과 출연자들은 다음 시즌에 대한 희망을 띄웠다. 이번에는 ‘아시아의 피지컬’을 화두로 한 ‘몸의 싸움’이다. 장호기PD가 MBC를 그만두고 나올 수 있었던 원동력에는 이러한 확신이 숨어 있었다. (①에서 계속)
- 넷플릭스 비영어 부문 TOP 10 1위에도 올랐는데, 해외반응은 어땠나?
장: “어려운 부분은 빼고 승부에만 집중하자고 생각하고 제작했다. 상황을 잘 번역하고 자막화하거나 더빙하는 것도 중요했다. 무슨 일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신기하게 남미에서 연락이 많이 왔다. 특히 브라질 쪽에서 피드백이 오는 것이 재미있었다.”
안: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두 방향으로 연락이 왔다. 하나는 전 세계 럭비선수들이 종목을 대표해 나와 몸이나 정신적인 부분에서도 포기하지 않아줘 고맙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리고 웃으면서 긍정적으로 하는 부분에 대한 인상이었다. 사실 한국대표팀에서 혼이 난 부분도 웃고, 즐기면서 운동을 하는 부분이었다. 해외에서는 이러한 모습을 인정해주셔서 좋았다.”
- 여러분에게 몸을 가꾼다는 행위의 의미는 무엇인가.
아: “축구를 좋아했지만, 운동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 전공을 생각해서 체대를 갔고, 수영을 좋아해 해병대 수색대에 근무하게 됐다. 수색대대에서 훈련하다 보니 남들보다 좋은 부분이 보였다. 그렇게 전역하면서 크로스핏을 시작했다. 내 스스로 장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을 키우고 싶었다.”
홍: “소방관으로 근무했다. 직업이 누군가를 구해야 하는 것이고 16년을 하면서 제가 몸 관리가 안 돼 있으면 생명을 지켜주지 못한다고 생각해 사명감을 갖고 근무했다. 퇴직 후에는 그렇게 해왔던 운동이 자부심이 됐다.”
안: “럭비는 즐기면서 하는 것 같다. 다른 사람에게는 취미라고 말하기도 한다. 세 출연자가 다 신기한 것은 누구는 먹고살기 위해, 누구는 직업을 잘하기 위해, 아모띠는 취미로 운동을 한다는 것이다. 그 부분이 서로 다른 점이 좋다.”
- MBC 시사교양PD로 입사해 넷플릭스에서 예능 콘텐츠를 제작하게 됐다.
장: “시즌 1을 마치면서도 많이 들었던 질문이 ‘다큐를 하면서 왜 이런 프로그램을 했냐’는 말이었다. 다큐나 시사교양 콘텐츠는 거대한 서사를 다루는 경우가 많다. 유명한 사람, 궁금한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주목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작은 서사에 집중하고 싶었다. 장르적으로는 예능일 수 있지만, 시사교양의 느낌으로 만들고 있다. MBC를 나온 이유도 ‘피지컬: 100’이 제게는 소중한 작품이고, 이를 잘 만들 수 있는 진로를 생각하고 싶었다.”
- 지상파를 나오면 그만큼 산업적인 논리에 더 휘둘릴 수 있지 않을까.
장: “조심스러울 수 있는 이야기인데 오히려 넷플릭스에 있으면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다. 협찬도 신경을 안 쓰는 부분이 많아진다. 역설적인 이야기지만 지금 상황이 자본에 구속받지 않고 상상을 실현하는 모습이긴 하다. 일단 같이 작업하는 기간에는 최선을 다하고, 다른 방향으로 해야 할 상황이 생기면 현실적인 고민을 잘해야 할 것 같다.”
- 시즌 3에 대한 계획은?
장: “시즌 2 막바지에 쿠키 영상처럼 붙인 것이 있다. ‘아시아’라는 콘셉트를 갖고 기획을 하고 있고 많은 국가에서 차용하는, 국제적인 행사가 됐으면 좋겠다. 시즌 2가 원래 바꾸느냐 아니냐의 고민으로 바쁘다. 개인적으로는 짝수는 완성도를 기하고, 홀수는 혁신하는 그런 프로그램이 됐으면 한다.”
- 그런 형식이라면 섭외하고 싶은 이도 있을 것 같은데.
장: “몇 분 모시고 싶은 생각이 있다. 필리핀의 유명 복서 출신 파퀴아오씨나 일본 스모의 챔피언, 요코즈나 한 분도 모시고 싶다. 브라질에서도 한 분 모시고 싶다. 네이마르 선수가 오신다면 좋겠다.(웃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