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개표를 마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는 많은 화제 속에 막을 내렸다. 야당의 압승, 여당의 참패, 조국혁신당의 돌풍 등 여러 화제가 있었지만, 대중문화예술계통에서는 또 한 명의 현역의원을 배출하게 된 선거였다.
조국혁신당의 비례대표로 7번 순번에 배치됐던 김재원 당선인은 조국혁신당이 비례대표 개표에서 12석을 얻어 당선됐다. 김재원 당선인은 본명보다는 1990년대 후반 데뷔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뮤지션 리아로 더 유명하다.
‘삭발의 디바’로 유명했던 그는 이제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의원으로서 여의도를 비롯한 전국의 현안 현장을 누비게 된다. 그의 당선은 연예인의 국회입성 측면에서 봤을 때도 의미가 새롭다. 지금까지 배우로서 남녀 의원들은 역대 존재했었고, 가수로서도 지난 15대 새천년민주당 소속 의원이었던 최희준이 있었다. 그는 여성가수로서 국회에 입성한 최초의 의원이 됐다.
그는 당선인 신분이 된 첫날인 11일 ‘스포츠경향’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당선 소감과 함께 선거기간 쟁점이 됐던 타 정당 지지공연 등에 대한 해명을 전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문화분야의 정책입안자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남겼다.
이하 김재원(리아)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 당선을 축하드린다. 소감을 듣고 싶다.
“많은 축하를 해주셨다. 기쁘거나 좋다는 생각보다는 어깨가 무겁다. 할 일도 많고 배워야 할 일도 많아. 어제 개표결과를 보면서 오늘까지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 일을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연예인 당선인은 이번 22대에 유일하다. 그리고 여성가수로서는 최초의 국회입성 기록을 세웠다.
“이전에 15대 국회에서 최희준 선생님이 계셨다. 원래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오신 분야의 전문가시다. 선거 과정을 겪고 입당연설이나 정견발표를 하면서 많은 분이 비판하셨던 부분이 ‘여자가…’ ‘딴따라가…’하시는 부분이 있었다. 좋은 의미의 표현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대표자로 만들어주신 것이 다양성의 측면에서도, 유리천장을 깰 수 있는 부분을 주셨다고 본다. 국민의 생각이 다양화되고 있고, 그런 것들을 존중하는 물결이 있음을 느꼈다.”
- 지난달 조국혁신당 입당 소식을 듣고 놀라신 분들도 많다고 들었다. 현실정치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있다면?
“전북 익산에서 귀촌 생활을 했다. 지역에 전통음악을 서양음악 팝과 결합하는 친구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유튜브와 결합해 이들을 알리는 공연을 하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힘썼다. 저도 예전에 아이돌일 때가 있었지만 K팝의 상황이 아이돌이 아니면 성공하지 못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기도 하다. 2017년 민주당에 입당한 후 관련 의제들에 목소리를 내왔다. 이번 출마는 저의 의지였지만, 이른 순번은 투표로 결정이 된 것이다. 책임감이 든다. 만약 당선이 안 됐더라도 제 자리에서 목소리를 냈을 것이다.”
- 과거 대통령 선거유세에서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다는 발언이 논란이 됐다. 이후 페이스북 등을 통해 당시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는데, 당시 상황과 이후 심경을 듣고 싶다.
“그 당시는 정치에 대한 철학이 없었다고 보시는 게 맞겠다. 정치적인 직업을 가지겠다는 생각도 없었고, 일하겠다는 생각도 없었다. 부탁했던 일을 하던 상황이었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결정하고, 최근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 캠프에서도 노래를 했는데, 그때부터 속마음을 본격적으로 표현했던 계기였다. 당시는 정치를 잘 모르고 부탁을 받았던 기억이다. 대중예술인의 경우는 양 진영에 잘 대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고,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철학이 확립된 부분이 있다. 정부가 이렇게 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노선을 정했다. 최근의 논란은 놀랐던 경험이었고, 예상하지 못했다.”
- 22대 국회의원으로서 펼치고 싶은 정책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다양한 문화예술의 의제를 주장하는 단체의 연합 ‘그래, 문화행동’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특별법 제정 등의 일은 공통으로 해야 하는 것이고, 개인적으로는 아티스트들의 공정하고 투명한 수익분배를 들여다보고 싶다. 최근 학위논문을 쓰기도 했지만, 콘텐츠가 투명하게 정산될 수 있는 블록체인화부분에도 관심이 있다. 그리고 지역의 대중예술인들이 주류와 함께 할 수 있는 방법, 지역의 고유문화를 재가공해서 우리나라 문화산업 속 지위를 유지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싶다.”
- 자연스럽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예술법안심사소위원회(문화예술소위) 활동이 기대되는데.
“문화예술뿐 아니라 노동분야에도 관심이 많다. 특히 예술인이 본인의 활동으로 노동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법안 검토를 생각하고 싶다. 예술인들 대부분이 4대 보험이 인정되지 않는다. 문화예술분야가 워낙 다양하므로 모르는 부분은 공부할 생각이고, 현장 예술인들과 만남을 지역과 분야에 맞춰 매달 가질 예정이다.”
- 아직도 ‘삭발의 디바’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이제 국회의원 김재원으로서 국민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삭발의 디바’로 기억하시는 분들께는 삭발의 이미지가 강하고 빠르고 현명한 이미지이므로 저희 당의 이미지와 잘 맞는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웃음) 지금의 검찰정권에 대해 그 무도함에 뜨거운 심판을 줄 수 있는 자격을 주심에 감사하고 싶다. 뜨겁게 심판하는 일원이 돼 현 정권을 향한 열기가 식지 않게 배달할 예정이다. 또한 제가 담당해야 할 민생에 대해서는 세밀하게 세심하게 챙길 예정이다. 이제 현장에서 28년의 경력이 됐다. 더 세세하게 들여다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