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이용규가 12일 고척 롯데전을 마치고 인터뷰하고 있다. 고척 | 김하진 기자

12일 고척 롯데전에 출전한 키움 이용규. 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은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1군 엔트리를 조정했다.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주전 타자 이주형, 그리고 또 다른 외야수 변상권이 2군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베테랑 외야수 이용규와 주성원이 1군의 부름을 받았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용규를 부른 것에 대해 “몸이 괜찮고 이용규 가 지금 해야될 일이 있을 것 같아서 콜업을 했다”고 밝혔다.
이용규는 등록되자마자 1번 좌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이용규는 ‘할 일’을 했다.
3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공격 첨병의 역할을 했다. 득점 역시 3득점을 올리면서 공격의 활로를 뚫는 일을 도맡았다. 이날 키움은 15안타를 쏟아부으면서 9-4로 승리했다.
경기 후 만난 이용규는 아직은 실감이 안 나는 눈치였다. 그는 “스프링캠프에서 조기 귀국하고 퓨처스리그에서 최근 2경기밖에 뛰지 못 한 상태였다. 그러다 (이)주형이가 부상을 당하고 하면서 급하게 콜업이 됐는데 지금 타석에서 내가 생각하고 있고 지금까지 해왔떤 것들을 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런 상황에서도 안타를 생산한 비결은 “그냥 공만 정확히 맞추자라는 생각을 했다”라며 “TV중계로 경기를 보니 스트라이크 존도 굉장히 넓어진 것 같아서 적극적으로 치려고 했다. 그리고 운도 좋았고 결과도 따라줬다”고 했다.
사실 1군에 뛸 시기는 좀 더 뒤에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키움 외야에는 이미 이주형, 로니 도슨, 이형종 등 자리가 꽉 차 있었기 때문이다.

키움 이용규가 12일 고척 롯데전에서 전력을 다해 뛰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제공
그런 가운데 이용규는 “내가 할 기회가 주어지면 역할을 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경기 감각은 좀 부족해서 걱정이 많았다”고 했다.
키움은 개막 4연패에 빠진 뒤 7연승을 달리면서 상승세를 탔다. 9~10일 SSG전에서 2연패를 당하긴 했지만 11일 SSG전에서 연패를 끊었고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용규는 “완벽하게 준비해서 올라온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피해만 주지 말고 타석에서 집중하다보면 나갈 수 있을 때 나가자라는 생각으로 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1회 첫 타석에서 볼넷으로 걸어나가면서 조금은 긴장감이 풀렸다.
그러면서 거듭 “고참으로서 잘 못하더라도 피해는 주지 말자”라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고 연신 말했다.
현재 키움에는 이원석, 이형종, 최주환 등이 고참으로서 중심을 잡고 있다. 워낙 젊은 선수들이 많은 팀이라서 베테랑의 역할이 중요한데 이번에는 이용규도 합류하게 된 것이다. 이용규는 “어린 친구들이 자기가 해야할 일들을 잘 하고 있다”라며 “뒤에서 봤을 때 열심히 하는 것들이 결과적으로 안 나왔을 때 고참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다. 그런데 그런 것에 개의치 않고 내가 하고자하는 걸 하다보면 결과가 안 좋아도 최대한 후회가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또 “후배들이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피해 주지 않고’ 도움주고 기 죽지 않게 한 마디씩 좋은 발 해주면 충분히 잘할 것”이라고 했다.
사실 이용규는 지난 시즌까지도 ‘은퇴’를 생각할 정도였다. 리그 정상급외야수로 활약했으나 2022시즌에는 86경기로 출전 경기수가 줄엇고 지난해에는 50경기에 출전하는데 그쳤다. 두 시즌 모두 부상에 시달렸다. 2022년에는 사구 여파로 우측 견갑골 미세골절부상을 입었다.
지난해에는 5월9일 잠실 LG전 경기 중 배팅 과정에서 오른 손목 통증이 발생했다. 진료 결과 수근중수관절 염좌로 진단받아 5월 12일 말소 후 7월 23일 등록됐다.

키움 이용규가 12일 고척 롯데전에서 타격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제공
이렇다보니 선수 생활의 끝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용규는 생각을 고쳐먹었다. 그는 “다시 해보려고 한 이유는 안 아프고 1년을 풀 타임으로 뛰면서 못 했던게 아니었기 때문”이라면서 “두 사진 장기간의 부상들이 있었다. 아프지 않고 1년을 했는데도 성적이 또 떨어지면 마음속으로 준비를 해야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생각으로 이번 시즌을 준비했다”고 털어놨다.
이번에도 스프링캠프 진행 도중 오른쪽 손목의 골 통증이 발생했고 조기 귀국 후에 주상골 염증이 관찰되어 재활군에 합류했다. 그래서 통증을 조절하고 보강 운동을 실시한 뒤 1군으로 올라올만큼의 몸을 만들게 된 것이다.
이용규는 “병원에서 수술 이야기까지도 나왔는데 1년을 쉬었다하는 것보다는 열심히 운동해서 잘 버티는 방법을 선택했다”라며 “만약 다치면 내 운명인 것이고 대신 그렇게 안 되게끔 잘 운동하면서 할 것”이라고 마음을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