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동화를 함께 쓴 레스터 시티와 살아있는 전설 제이미 바디(37)의 미래가 불투명한 상태다.
레스터는 24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레스터의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 잉글랜드 챔피언십 38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사우샘프턴에 5-0 대승을 거뒀다.
레스터는 압둘 파타우 이사하쿠의 해트트릭과 함께 제이미 바디와 윌프레드 은디디의 골을 앞세워 사우샘프턴을 5-0으로 대파했다.
이날 승리로 레스터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승격 가능성을 더 높였다. 현재 30승 4무 10패(승점 94)로 리그 선두에 올라있는 레스터는 2위 리즈 유나이티드(승점 90)와의 격차를 4점 차로 벌렸다. 남은 2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둔다면 자력으로 우승과 함께 EPL 승격을 이뤄낼 수 있다.
하지만 승격을 앞두고 팀의 살아있는 전설 바디와의 동행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바디는 올 시즌을 끝으로 레스터와 계약이 종료된다. 레스터는 바디와 동행을 이어갈지에 대해 결정을 내려야 하지만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이다. 바로 EPL의 재정 규칙 위반 때문이다.
레스터는 지난달 EPL로부터 수익성 및 지속 가능성 규칙(PSR)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현재 독립위원회에 회부된 상태이고 재판 결과에 따라 만약 EPL 승격을 이뤄낸다면 다음 시즌 승점 삭감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잉글랜드 풋볼리그(EFL)로부터의 징계다. EFL은 현재 재정 규칙 위반 혐의로 인해 레스터에 선수 등록 제한 조치를 내렸다. 따라서 레스터는 기존 선수들과 새로운 계약을 체결할 수 없는 상태다. 자연스레 바디를 비롯해 은디디, 마크 올브라이턴 등 주축 선수들과 계약을 맺을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물론 EPL로 올라간다면 이 조치는 해제된다. 하지만 여전히 PSR 위반 혐의로 인한 추가적인 징계를 막기 위해 자금을 마련해야 하며 이로 인해 고액 연봉 선수들의 이적이 이뤄질 수도 있다. 현재 팀의 에이스 키어넌 듀스버리-홀을 비롯해 켈레치 이헤아나초, 은디디 등 주축 선수들의 이적설이 돌고 있는 이유다.
레스터의 살아있는 전설 바디는 어느덧 37세에 접어든 바디는 은퇴를 고려해야 하는 나이에도 여전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리그 33경기에 출전해 16골 2도움을 올리면서 팀 내 최다 득점자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레스터 역사에서도 바디는 최고의 전설이다. 8부리그에서 뛰던 바디는 레스터 이적 후 EPL에 입성했고 2015-16시즌 동화 같은 우승을 이뤄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더불어 2019-20시즌 23골을 터트리며 34세의 나이에 최고령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레스터에서만 462경기를 뛰었고 188골과 69개의 도움을 기록한 바디는 그야말로 전무후무한 전설적인 선수로 올라섰다.
레스터로선 팀의 레전드 바디와 끝까지 동행을 이어가고 싶지만 재정적인 상황이 이를 불가능하게 만들 수도 있다. 바디는 현재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 쪽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고 다른 EPL 팀이나 챔피언십 팀 역시 그를 잠재적인 영입 대상으로 고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