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도 ★도 힘들어” 민희진이 저격한 기이한 포카·팬싸 문화

입력 : 2024.04.26 16:32
민희진. 연합뉴스.

민희진. 연합뉴스.

하이브의 자회사 어도어 대표 민희진이 기자회견에서 하이브 경영권 탈취 의혹에 대해 정면 반박한 가운데, 그가 저격한 기이한 케이팝 문화가 시선을 끈다.

지난 25일 민희진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경영권 찬탈 계획도, 의도도, 실행한 적도 없다”며 “내가 하이브를 배신한 게 아니라 하이브가 날 배신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135분. 민희진이 눈물, 욕설과 함께 격정 토로했던 기자회견 시간이다. 그의 말 하나 하나가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2시간이 넘도록 쏟아낸 말 중에는 케이팝 문화에 대한 문제도 있었다.

민희진. 연합뉴스.

민희진. 연합뉴스.

이날 민희진은 “뉴진스는 (포토카드 랜덤을) 안 한다. 그러면서 (앨범) 랜덤은 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왜 랜덤으로 하냐면 한 앨범에 모든 연예인의 사진이 들어가면 CD가 사전이 되기 때문이다. 또 랜덤을 안 하면 자연스레 멤버의 인기가 비교된다. 나는 그게 너무 싫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희진은 “팬들한테 다 부담이 전가된다”는 오늘날 앨범 판매 방식도 이야기했다. 그는 “연예인도 너무 힘들다. 팬사인회 계속 해야 하지 않냐. 뉴진스는 팬사인회 좀 해달라고 하는데 저는 그런방식이 맞는 거 같다. 만나고 싶을 때 만나서 교감을 하는게 낫지, 우리 멤버들 기죽을까봐 갔던 애들(팬) 또 가고, 또 가고, 앨범 또 사고, 또 사고, 이게 뭐냐”고 했다.

뉴진스 1집 앨범 사양. 온라인 커뮤니티.

뉴진스 1집 앨범 사양. 온라인 커뮤니티.

민희진이 문제로 언급한 팬사인회, 포토카드 문화는 ‘소비를 부추긴다’는 지적을 팬들로부터 받은 바 있다.

팬사인회는 앨범 구매자에 한해 당첨자를 추첨하는 경우가 많다. 많이 살수록 당첨 확률이 높아지는 방식이다. 과거 SNS에서 올라왔던 다수의 글에 따르면 팬들은 활동 기간은 줄이고 팬사인회 기간을 늘리는 방식을 문제로 삼고 있다. 이들은 “활동은 2주하면서 팬싸는 2달 동안 한다”며 팬사인회가 앨범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수단이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민희진이 언급한 럭키드로우 역시 팬들로부터 불만을 자아낸다. 럭키드로우는 미공개 랜덤 포토카드(일명 ‘미공포’)를 뜻하며 앨범을 주문하거나 연예인 굿즈를 사면 함께 딸려오는 사은품의 개념이다.

뉴진스 1집 앨범 사양. 온라인 커뮤니티.

뉴진스 1집 앨범 사양. 온라인 커뮤니티.

팬들에게 이런 포토카드의 의미는 남다르다. 이들은 음식, 장소를 불문하고 포토카드와 함께 인증샷을 찍기도 하고 포토카드를 종류별로 수집한다. 이런 요소가 하나의 팬덤 문화로 커졌고 오늘날의 앨범에는 ‘스페셜’, ‘랜덤’ 등 다양한 이름이 붙은 포토카드가 딸려있어 많게는 수십 종에 달한다.

포토카드를 모으는 것에 의미를 가지는 한 팬은 한 앨범 발매마다 공개되는 수많은 포토카드에 “요즘 연예인 좋아하는 거 너무 어렵다. 앨범 버전 오만 가지, 각 판매 사이트 별로 미공포도 오만 가지”라며 한탄했다.

이런 상황에서 팬들은 민희진의 지적을 반가워했다. 한 누리꾼은 “케이팝의 이상한 문화를 지적하는 엔터 업계 사람이 존재하는 거 자체가 감동적이다. 여기는 팬들한테 어떻게든 앨범 한 장 더 팔아서 돈 벌려는 생각만 하는 곳”이라며 그의 발언을 추켜세웠다.

한편, 민 대표는 기자회견 이후 2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재차 심경을 전한 바 있다. 하이브는 “민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주장한 내용은 사실이 아닌 내용이 너무나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려울 정도”라며 공식 입장을 통해 민 대표의 사임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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