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와 그 레이블 어도어 갈등의 첫 고리가 풀린다.
어도어는 10일 오전 서울에서 앞서 하이브에 통보한 대로 이사회를 연다. 이는 지난달 22일 하이브가 민희진 대표를 비롯해 어도어 경영진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 뒤 양측이 여론전을 펼치며 진흙탕 싸움을 이어오던 가운데 진행하는 첫 공식 액션이다.
하이브는 감사 착수와 동시에 어도어 경영진 해임을 위한 이사회 소집을 요청한 바 있으나, 민 대표 측의 거절로 무산된 바 있다. 이어 지난달 25일 하이브가 임시 주주총회(임시총회) 허가 신청을 냈고, 어도어 측 법률대리인은 지난달 30일 임시총회 소집허가 신청 심문을 마친 뒤 “5월 10일까지 이사회가 열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진행될 이사회에서는 임시총회 소집 건이 토의된다. 임시총회를 열기로 결정되면 오는 15일 이후 임시총회 날짜가 잡힐 전망이다. 주말을 제외하고 임시총회가 열릴 가장 빠른 날은 27일로 보인다.
현재 어도어 이사진은 민 대표와 신모 부사장(VP), 김모 수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등 ‘민희진 사단’으로 구성됐으나, 하이브가 어도어의 지분 80%를 보유한 만큼 임시총회가 열리면 민 대표의 해임은 확실시된다.
이 때문에 민 대표 측은 지난 7일 하이브를 상대로 해임 관련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황이다. 민 대표의 법률대리인은 하이브의 민 대표 해임안건에 대한 임시총회 청구가 “주주 간 계약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민 대표는 주주간계약이행청구권을 피보전권리(가처분을 제기할 자격)로 해 하이브에 대해 민 대표 해임안건에 찬성 의결권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가처분을 신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민 대표 측이 적극적인 방어에 나서면서 양측의 분쟁은 장기전으로 돌입할 전망이다. 이들의 첫 싸움판이 될 이사회와 임시총회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로 인해 분쟁이 또 다른 방향으로 번질 확률 또한 높다.
지난 2일 문화연대 주최로 진행된 ‘하이브-어도어 경영권 사태 토론회’에 참석한 이재경 변호사(건국대학교 교수)에 따르면, 민 대표 해임 시 그 정당성 또한 다투게 될 가능성이 있다. 그는 “해임의 부당성이 입증되면 (민 대표 측의)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할 것이고, 정당하다고 판결된다면, 하이브에서 형법이나 기타 법령상 손해배상 청구 물론 주주 계약상 콜옵션을 행사 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하이브와 민 대표가 결전을 앞둔 가운데, 어도어 소속이자 이번 갈등의 핵심이기도 한 뉴진스는 컴백을 앞두고 멤버 혜인의 활동 불참을 알렸다. 지난달 연습 중 부상으로 발등 미세 골절 진단을 받은 혜인은 치료와 회복에 전념해왔으나, 결국 음악박송 등 공식 활동에는 참여하지 못하게 됐다.
더불어 멤버들이 하이브와 어도어의 분쟁에 대한 속내를 내비치는 모습도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지난 8일 다니엘은 팬 커뮤니티 플랫폼을 통해 “평소보다 좀 조용해서 걱정하는 ‘버니즈’(팬덤명)들이 있더라. 요즘 마음이 너무 무겁지만 버니즈 위해 모두 열심히 연습하고 준비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현 사태를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민지 역시 지난 6일 팬 커뮤니티 플랫폼에서 팬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목소리를 들으니 눈물 날 것 같다’는 팬의 말에 “울지 마세요, 즐거운 일만 있을 건데 그렇죠?”라고 답하며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