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어도어 대표(왼쪽)과 방시혁 하이브 의장. 사진 이준헌 기자·이선명 기자
하이브 VS 어도어, 양측의 여론전은 계속해서 뜨거울 전망이다.
10일 하이브 레이블인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해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임시주총)를 결정하는 이사회가 소집된 가운데, 이번엔 감사 방식과 횡령 의혹을 문제로 하이브와 어도어 측은 연이어 반박문을 배포하며 치열한 ‘랜선 공방’을 펼쳤다.
“하이브의 불법 감사” VS “적법한 진행”
어도어 측은 이사회 개최 직전 ‘어도어 스타일디렉팅 팀장이 하이브 감사팀으로부터 불법적인 감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해당 팀장이 일과 시간이 끝난 후부터 자정을 넘는 시간까지 감사를 받고, 팀장의 집까지 따라가 개인 휴대전화까지 요구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협조하지 않으면 경찰서에 가야 한다는 매우 심각한 수준의 협박을 하는 등 감사의 권한을 남용해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비상식적인 행위를 행하였다’고도 덧붙였다.
하이브 사옥. 연합뉴스
이에 대해 하이브 측은 ‘모든 절차가 강압적이지 않은 분위기에서 적법하게 진행됐다’고 반박했다.
하이브는 ‘어도어의 모 팀장이 저녁 6시에 출근하는 과정에서 감사팀의 연락을 받고 저녁 7시부터 감사에 응하겠다고 답해 감사가 시작됐다’며 ‘집에 두고 온 노트북을 회사에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본인 동의하에 당사 여성 직원만 함께 팀장의 자택 안으로 동행했다’고 설명했다.
또 ‘민 대표와 어도어 일부 구성원은 모든 업무 대화를 공식 업무 메신저가 아닌 카카오톡으로만 진행했다. 휴대전화에 저장된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으나, 해당 팀장이 응하지 않아 더 이상 제출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팀장을 특정해 언론에 공표한 점에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어도어 직원의 금품 수취” VS “통상적인 관례”
민희진 어도어 대표. 어도어 제공
또 다른 쟁점은 어도어 내부 직원의 횡령 여부다.
‘감사 과정에서 해당 스타일디렉팅 팀장은 민 대표의 승인 아래 외주업체로부터 수년간 수억 원 대의 금품을 수취했음을 인정했다’는 하이브의 주장에, 어도어는 ‘어도어로부터 인센티브를 수령하는 대신 광고주가 지급한 금액을 받은 것을 횡령으로 문제 삼고 있다. 이러한 계약 관계는 (광고)업계의 통상적인 관례이며, 하이브 측에도 공유된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또 다른 반박문을 통해서는 ‘하이브가 문제를 제기한 비용은 회사 매출로 기록되는 게 아니라 광고주가 외주 스타일리스트를 사용하는 경우 지출하는 비용’으로, ‘(어도어는) 외주 인력 대신 내부 스타일리스트가 작업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하고, 이에 대한 대가를 광고주로부터 정당하게 받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브 방시혁 의장. 하이브 제공.
하이브 역시 두 차례의 반박문을 통해 ‘회사의 정직원이 광고주로부터 직접적으로 수억 원 대 이익을 취하는 관행은 없다. 회사 매출로 인식돼야 할 금액이 사적으로 건네지고 이를 대표이사가 알면서 용인해온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더불어 민 대표와 어도어 경영진의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민 대표도 해당 팀장이 사적으로 대가를 받는 것에 대한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하이브에 따르면, 민 대표는 경영진과 대화에서 해당 팀장의 비위에 대해 ‘(팀장이) 광고 피(fee)를 혼자 먹지 않나. 처음 허락했을 때는 우리도 미처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해당 건은 해당 팀장의 인센티브가 0원으로 책정된 것을 의아하게 생각한 하이브 HR팀이 어도어에 문의하면서 인지됐고, 당시 어도어 측은 관행이고 개선하려 한다는 설명만 했을 뿐 소명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고도 설명했다.
경영권 탈취 의혹을 받고 있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25일 서울 강남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관련 사안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4.25 이준헌 기자
31일 임시주총, 민 대표의 미래는?
10일 소집된 이사회를 통해 오는 31일 임시주총 개최가 결정됐다. 임시주총의 안건은 하이브가 요청한 민 대표의 해임안이다. 이날 임시주총 결과로 하이브와 민 대표의 분쟁 1막은 막을 내릴 전망이다.
민 대표의 해임 여부에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그 갈림길을 가를 첫 키가 17일 결정된다. 현재 민 대표 측이 하이브를 상대로 해임 관련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황으로, 오는 17일 심문기일이 열린다. 심문 결과에 따라 향후 전개 또한 갈릴 것으로 보인다.
또 민 대표의 해임 시 어도어 측이 그 정당성을 다투거나 하이브가 민 대표 측에 손해배상 청구 등을 할 가능성이 있어, 임시주총 결과에 따라 분쟁 2막이 열릴지도 주목되는 지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