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방송이 된 아리랑TV ‘The Roundtable’ 32회는 기후플레이션을 주제로 봉영식 연세대학교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원 진행으로 최현진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최수진 경희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가 출연해 기후변화 이슈를 전했다.
작년 작황 부진으로 사과 생산이 30%나 줄면서 가격 급등세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애플플레이션’이란 신조어까지 생겨난 상황.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사과 가격은 전년보다 80.8% 올랐다. 3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88.2% 올랐던 사과 가격은 두 달 연속 80% 넘는 상승 폭을 이어갔다.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배 역시 102.9% 뛰며 1975년 1월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귤(64.7%) 복숭아(61.2%) 감(56.0%) 수박(49.6%) 등도 큰 오름폭을 보였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단순히 한 해 날씨가 나빴던 게 아니라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의 영향이란 분석이다.
최현진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전 세계에 나타나는 기후 현상으로 인해 해충과 질병 및 곰팡이 감염의 확산을 촉진하고 있다” 며 “2023년 베트남에서 두리안 가격이 15%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기상이변과 가뭄으로 두리안 생산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며 기후 변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과일 가격 상승하고 있다” 고 전했다.
이처럼 과일 가격이 치솟다보니 사과같이 비싼 과일은 수입하자는 여론이 생기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역시 기후 변화 때문에 생산물이 줄어들면 유통을 아무리 개선한다고 해도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일반 작물과 달리 생과일은 원칙적으로 수입이 금지 되어있다.
현행 식물방역법, 국제식물보호협약(IPCC)과 세계무역기구(WTO)의 ‘위생 및 식물위생 조치의 적용에 관한 협정(SPS협정)’ 등에 따라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충분히 위험을 분석한 뒤 수입을 결정하고, 문호를 개방하고 나서도 철저한 검역을 거치는데 이는 수입국의 자연 생태계와 농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사과 시장이 개방된다면 당장은 사과를 값싸게 소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국내 생산 기반이 무너지면 수출국의 생산 여건에 따라 사과 공급이 좌우될 것이고, 종국적으로는 가격이 오르더라도 소비자들에게는 다른 대안이 없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사실 이 모든 사태의 근본 원인은 극심하다 못해 종잡을 수 없어진 전 세계 기후 변화 때문이다. 지난달 중순, 사막 하면 떠오르는 도시, 두바이에는 반나절 만에 1년 치에 해당하는 폭우가 내렸고, 동남아에는 살인 폭염이 덮쳤다. 최수진 경희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는 “기후 변화는 식량 생산을 감소시키고 식량 위기를 유발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 가뭄으로 커피 가격이 상승하고 스페인 가뭄으로 올리브유 가격이 2배 이상 상승하기도 했다” 며 “기후 변화는 인플레이션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고 분석했다.
기후 변화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 될 경우, 실질적인 소득의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실질적 소득이 줄어들면 소비는 위축되고 기업들은 투자 채용을 기피하는 등 결과적으로 장기 경제 침체의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다. 최현진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포츠담 기후 영향 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식품 가격은 향후 10년간 연평균 3.2% 상승하고 기후 변화로 25년 안에 전 세계소득이 5분의 1로 줄어들 것이며 2050년까지 매년 세계 경제가 38조 달러 손실을 볼 것이다” 며 “기후 변화가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