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가수 김호중의 뺑소니 사고 논란이 첩첩산중이다.
김호중이 운전 중 사고를 내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 가운데, 이와 관련된 범법 행위들이 꼬리를 물고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서울 강남구의 한 도로에서 맞은편 차선에 서 있던 택시를 들이받은 뒤 그대로 현장을 떠났다. 차량에서 내려 현장을 수습했다면 단순 교통사고로 일단락됐을 상황이지만, 사고 현장을 두고 자리를 떠나면서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혐의를 받는, 일명 ‘뺑소니’ 사고가 됐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운전자였던 김호중 대신 그의 매니저 A씨가 사고 3시간여 후 경찰을 찾아 ‘자신이 운전했다’고 거짓 진술을 하면서 범인도피 교사 혐의까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사고가 난 지 17시간 만에 경찰에 출석한 김호중은 자신이 운전했음을 부인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으나, 경찰의 추궁에 결국 운전 사실을 시인했다.
매니저 A씨의 허위 자백은 소속사의 사고 은폐 의혹으로 이어진다. 16일 김호중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의 이광득 대표는 공식 입장을 통해 ‘자신의 지시로 매니저 B씨가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제거하고 매니저 A씨가 경찰에 자수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주장이 사실일 경우 이 대표와 매니저 A씨는 범인도피 교사죄와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경찰은 김호중의 뺑소니 사고가 소속사 차원의 조직적 은폐 시도가 있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음주운전 의혹도 제기된 가운데 소속사 측은 이를 극구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이 대표가 ‘김호중은 본인과 함께 술자리 중이던 일행들에게 인사차 유흥주점을 방문했다’고 사고 전 행적을 전함에 따라 경찰은 음주운전 여부에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더해 채널A가 16일 김호중이 사고 당일 유흥주점에서 휘청이는 모습으로 나와 대리기사의 운전으로 자택에 귀가하는 모습을 포착한 CCTV를 공개하면서, 음주운전 의혹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귀가했던 김호중은 다시 집에서 나와 자신의 차량을 몰고 가다 뺑소니 사고를 냈고, 당시 김호중이 향하던 곳은 또 다른 술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사고 차량 내 블랙박스의 메모리칩 파손, 음주 측정 회피 등 각종 의혹도 번졌다.
경찰은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에 메모리카드가 빠져 있던 점 등을 토대로 16일 오전부터 김호중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 중이다. 그러나 김호중 측 관계자의 발언을 바탕으로 ‘현장에 처음 도착한 김호중의 매니저가 블랙박스에서 메모리칩을 뺀 후 없앴다’는 보도 또한 전해지면서, 증거 인멸 여부와 함께 경찰이 핵심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지에도 시선이 모인다.
또 김호중은 사고 후 경찰의 음주 측정을 피하고자 자택으로 귀가하지 않았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김호중은 매니저의 허위 자백 이후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으며, 경찰이 서울에 있는 그의 자택을 찾았을 때도 집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더해지는 의혹에 방송계는 ‘김호중 손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KBS2 예능 ‘신상출시 편스토랑’ 측은 “이번 주 방송분에서 김호중 분량은 최대한 편집한다”고 밝혔으며, ‘편스토랑’의 우승 메뉴를 유통하는 편의점 GS25 역시 오는 17일 방송되는 225회 우승 상품을 출시하지 않기로 했다. 김호중이 이번 주 방송분에서 우승한 것으로 추측되나, 뺑소니 논란으로 제품은 출시되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2022년부터 김호중이 출연해온 KBS2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측도 “기촬영 분은 없다. 촬영 계획도 없는 상태”라고 선을 그었고, 다음 달 첫 방송 예정인 MBN 예능 ‘가보자GO’ 시즌2도 지난 시즌과 달리 김호중은 출연이 제외될 전망이다.
김호중이 모델로 활동했던 홈케어 브랜드는 홈페이지에서 김호중의 사진을 내리고 수사 추이를 지켜보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앞서 소속사 측이 강행을 밝힌 공연 일정에 시선이 쏠린다. 김호중 측은 지난달 20일 막을 올린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2024’와 오는 23일과 24일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 김호중&프리마돈나’ 공연을 그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 김호중&프리마돈나’는 공연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주최사인 KBS는 공연 기획 업체이자 공동 주최 측인 두미르에 ‘KBS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도록 김호중을 대체할 출연자를 섭외해 공연을 진행할 것’과 ‘기존 공연 진행 시 KBS 주최 명칭과 로고 사용을 금지할 것’ 등을 요구했다. 두미르 측은 ‘시일이 촉박해 대체 연주자를 찾기 쉽지 않다’고 기존 출연자로 공연 강행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해당 공연에 김호중이 오르게 될지 시선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