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생각엔터 제공
지나친 맹신은 팬심이 아니다. 팬심은 방송, 콘서트, 팬미팅 등 스타들의 활동을 지속하게 하는 힘이자 원동력이다. 하지만 이러한 팬심도 지나치면 맹신이 되고, 결국 독이 된다.
지난 14일 한 매체는 가수 김호중이 교통사고를 낸 뒤 후속 조치를 하지 않고 달아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호중은 이어 뺑소니 혐의(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로 논란이 일었다.
이에 김호중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이하 생각엔터)는 14일 공식입장을 내고 “김호중은 지난 9일 저녁 택시와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하자 김호중은 골목으로 차를 세우고 매니저와 통화를 했고, 그 사이에 택시 기사님께서 경찰에 신고를 하셨다. 이후 상황을 알게 된 매니저가 본인이 처리하겠다며 경찰서로 찾아가 본인이 운전했다고 자수를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김호중은 직접 경찰서로 가 조사 및 음주측정을 받았다. 검사 결과 음주는 나오지 않았으며 사고 처리에 대해서는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소속사 측은 “사고 당시 김호중은 당황한 나머지 사후 처리를 제대로 진행핬지 못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리며 소속사와 김호중은 사후 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MBC 갈무리
그러나 소속사의 입장 발표 후 김호중을 둘러싼 의혹이 더 거세졌다. 뺑소니 혐의에 이어 음주운전 및 운전자 바꿔치기 등의 의혹도 생긴 것. 또 경찰은 김호중이 매니저에게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났다며 경찰에 대신 출석해달라고 한 녹취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호중 매니저 등에 대해 범인도피죄 적용 여부 검토와 동시에 김호중 차량 블랙박스에 메모리 카드가 빠져있던 점을 이유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이에 생각엔터는 16일 추가 입장을 밝혔다. 생각엔터 이광득 대표는 직접 입장을 내고 “김호중은 지난 9일 친척이자 소속사 대표인 저 이광득과 함께 술자리 중이던 일행들에게 인사차 유흥주점을 방문했다. 당시 김호중은 고양 콘서트를 앞두고 있어 음주는 절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얼마 후 김호중은 먼저 귀가했고 귀가 후 개인적인 일로 자차를 운전해 이동 중 운전 미숙으로 사고가 났고 당시 공황이 심하게 오면서 잘못된 판단을 한 듯 하다. 사고 후 매니저에게 전화가 와서 사고 사실을 알았고 그때는 이미 사고 후 심각한 공황이 와 잘못된 판단으로 김호중이 사고처리를 하지 않고 차량을 이동한 상태라는 사실을 알았고 이후 이러한 사고의 당사자가 김호중이란 게 알려지면 너무 많은 논란이 될 것으로 생각해 두려웠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현장에 먼저 도착한 다른 한 명의 매니저가 본인의 판단으로 메모리 카드를 먼저 제거하였고, 자수한 것으로 알려진 매니저에게 김호중의 옷을 꼭 뺏어서 바꿔입고 대신 일 처리를 해달라고 소속사 대표인 제가 부탁했다. 이 모든 게 제가 김호중의 대표로서 친척 형으로서 김호중을 과잉보호하려다 생긴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으로 여론을 잠재울 수는 없었다. 그간 매니저와의 분쟁, 병역 특혜 의혹, 전 여자친구 폭행 의혹, 불법 도박 사건 등 여러 번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김호중이었지만 팬들의 사랑과 무조건적인 지지로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기 때문.
뿐만 아니라 소속사는 이러한 의혹 속에 경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조차 5~6월 예정된 공연을 강행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팬들은 응원과 지지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대중들의 시선은 그렇지 않다.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일부 팬들의 과한 팬심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들의 때를 가리지 못하는 팬심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
김호중의 계정에는 이번 사건을 지적하는 사람들과 팬들의 응원이 뒤섞여 있다. “노래고 뭐고 방송에 나오지 말길 음주운전 뺑소니 범이라니” “무슨 짓을 해도 지지해주는 골수팬들이 있으니 참” 등의 비판과 함께 “가수님 평생 사랑합니다” “댓글창 닫아버리세요 이때다 싶어 고개드는 안티들이 득실거리네요” “진위 확인 안 된 부정적 기사에 반응하지 맙시다” 등 옹호 댓글이 올라와 있다.
소속사의 말도 안 되는 입장문을 이해하고 무조건적인 응원을 보내는 팬들의 법을 경시하는 듯한 분위기에 대중들은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어긋난 팬심’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저 논란이나 의혹이 아닌 명백한 ‘범죄 혐의’가 있는 상황에서 팬심에 눈이 먼 것이 아닌 현 상황을 제대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