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마셨지만 음주 운전은 하지 않았다” 클릭비 김상혁이 드디어 평생을 따라다니던 족쇄를 벗게 됐다. 자신을 뛰어넘는 또 하나의 음주망언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JTBC ‘사건반장’ 등에 따르면 음주 뺑소니 의혹을 받는 가수 김호중은 “유흥업소에 방문한 뒤 술잔에 입은 댔지만, 마시지는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누리꾼들은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 “드디어 김상혁에게서 바통 터치됐다” “김상혁을 뛰어넘는 망언” “이젠 김상혁에서 김호중으로 음주망언 인용이 바뀌겠군”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해당 발언이 처음 등장한 건 2005년 클릭비 김상혁이 음주운전을 하다 3중 추돌사고와 뺑소니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다. 당시 김상혁은 기자회견에서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고 말해 파장이 일었다.
당시 아이돌 밴드 클릭비로 인기 몰이를 했고, 재치있는 입담을 과시하는 연예계 패셔니스타로 불리던 김상혁은 이 사건으로 인해 방송 활동을 중단했고 가수로도 재기하지 못했다.
이후 이 말은 정황상 확실한 사안을 모순되는 말로 부인할 때 비아냥거리는 의미로 흔히 인용된다.
김상혁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지난 2015년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사건 당시 음주운전 기준 수치가 나오지 않았다. 내가 겁이 나서 경찰서에 늦게 가서 그랬다. 그래서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에 걸릴 수치는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었는데 무서운 마음에 실언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방송에서 김상혁은 “많은 분들이 제가 솔직하고 스스럼 없다는 것을 좋아하셨는데 대중들의 배신감도 더 컸던 것 같다”며 반성했다.
한편, 김호중은 지난 9일 일명 ‘텐카페’라 불리는 유흥업소를 방문한 뒤 업소직원의 대리운전 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이후 차를 바꿔타고 직접 운전해 다른 곳으로 향하던 중 오후 11시 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마주 오던 택시와 충돌한 뒤 차에서 내리지 않고 그대로 출발했다.
당초 공황장애 때문에 사고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했으며, 매니저 A씨가 자의로 대신 운전대를 잡았다고 경찰에 허위자백을 했다고 밝힌 것과 달리 그는 사고 200m떨어진 지점에서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누군가와 전화통화하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 이후 집으로 귀가하지 않고 또 다른 매니저B씨의 차를 타고 경기 지역의 한 호텔에서 머물고 17시간 뒤 경찰에 출석했다.
이처럼 음주운전 은폐 증거가 속속들이 들어나는 가운데, 김호중의 사촌형이자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 이광득씨는 김호중의 뺑소니 음주운전을 부인하며 모든 일을 자신이 지시했다는 입장이다.
김호중 소속사는 김호중이 소속사 대표의 지인에게 잠시 인사를 하러 유흥업소에 들러 술잔에 입만 댔을 뿐 술은 마시진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계획된 공연 일정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소속사 측은 “당사는 이번 김호중 사태에 막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당사의 잘못된 판단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이광득 대표 등 문제를 일으킨 스태프들은 조사 결과에 따라 법적 책임을 달게 받을 예정이다. 부디 아티스트를 향한 추측성 보도는 자제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한편, 김호중 측은 조남관 전 검찰총장 대행을 변호인으로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