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마이애미 말린스에 고우석을 포함한 선수 4명을 주고 루이스 아라에즈를 받아온 트레이드는, 어쩌면 샌디에이고의 이번 시즌 운명을 바꿔놓을 수 있는 중요한 한 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라에즈가 잘해도 너무 잘하기 때문이다
아라에즈는 24일 미국 신시내티의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원정 경기에 1번·1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4안타 1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아라에즈는 1회 첫 타석에서 신시내티 선발 프랭키 몬타스를 상대로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으로 빠지는 96.2마일(154.8㎞) 패스트볼을 가볍게 받아쳐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때렸다. 이어 샌디에이고가 3-1로 앞선 2회 1사 1·3루에서 몬타스가 몸쪽으로 던진 94.8마일(약 152.6㎞) 패스트볼을 공략, 우전 1타점 적시타를 쳤다.
4회 2사 후 몬타스의 초구 94.8마일(약 152.6㎞) 싱커를 쳐 2루타를 터뜨렸으나 후속타 불발로 홈을 밟지 못한 아라에즈는 7회 선두 타자로 나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9회까지 4-4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접어든 연장 10회초 승부치기에서 번트 내야안타로 무사 1·3루 찬스를 이었고, 샌디에이고는 후속 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2루타와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뽑아 6-4로 이겼다.
2022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2023년은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타격왕에 올라 2년간 양대리그에서 타격왕에 오르는 진기록을 작성한 아라에즈는 이번 시즌에는 페이스가 그리 빠르지 못했다. 마이애미에서 33경기에 나서 타율 0.299, OPS(출루율+장타율) 0.719를 기록했는데, 나쁜 기록은 아니지만 아라에즈가 갖는 이름값에 비하면 분명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하지만 4일 트레이드를 통해 샌디에이고로 넘어온 이후, 아라에즈의 방망이가 급격하게 달아올랐다. 아라에즈는 샌디에이고 이적 후 17경기(16선발)에서 74타수31안타를 쳐 타율이 무려 0.419에 달한다. 마이애미에서 0.299에 그쳤던 타율은 어느새 0.341까지 치솟았다.
각종 기록도 쏟아냈다. 아라에즈는 전날에도 6타수4안타를 치는 등 이틀 연속 4안타 경기를 펼쳤다. 샌디에이고 역사상 이틀 연속 4안타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토니 그윈(1993년), 레지 샌더스(199년), 카메론 메이빈(2011년), 존 제이(1016년)에 이어 아라에즈가 역대 5번째다.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이틀 연속 4안타 경기를 한 것은 아라에즈와 윌 스미스(LA 다저스) 2명 뿐이다. 또 아라에즈는 샌디에이고에서의 첫 17경기에서 31개의 안타를 쏟아내고 있는데, 이는 샌디에이고에서의 첫 17경기 기준으로는 가장 많은 수치다.
주전 2루수 잰더 보가츠가 어깨 부상으로 장기간 이탈하게 되면서, 아라에즈의 가치는 더욱 빛나고 있다. 원래 1루수나 지명타자로 쓰려고 했던 아라에즈지만, 보가츠의 이탈로 이제는 주 포지션인 2루수까지 소화하게 됐다. 아라에즈의 활약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