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소현(31)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데뷔 13년 만에 ‘153전 154기’ 우승을 차지했다.
배소현은 26일 경기도 여주 페럼클럽(파72·6424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총상금 9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4개로 이븐파 72타를 치고 합계 9언더파 207타를 기록, 박도영(6언더파 210타)을 3타 차로 제치고 생애 첫 우승 감격을 누렸다.
2012년 KLPGA 2부투어를 통해 프로에 뛰어든 배소현은 2017년 정규투어(1부)로 올라선 이후 2019년 다시 2부투어로 강등됐다 복귀하는 등 부침을 겪었으나 2022 시즌 최종전 SK쉴더스 SK텔레콤 챔피언십 3위를 넘어 마침내 우승컵을 들었다. 배소현은 우승상금 1억 6200만원을 획득하고 2년 시드를 확보했다.
2타차 선두로 출발한 배소현은 전반에 2타를 잃고 뒷걸음질 치면서 전반에 버디 4개를 잡고 따라붙은 박도영에게 공동선두를 허용했다. 이후 박도영이 10번홀 버디, 11번홀(이상 파4) 이글로 3타차로 달아났으나 배소현이 같은 홀에서 연속 버디를 더하며 분위기를 돌렸다. 이때 이후 박도영은 4연속 보기로 흔들렸고, 배소현도 12, 13번홀 연속 보기를 범했지만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 폭우 속에 1타차 선두로 맞은 16번홀(파3) 6m 버디와 17번홀(파4) 10m 버디퍼트를 넣고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배소현은 우승 직후 “전에도 챔피언조에서 쳐보고 우승기회도 있었지만 그 때마다 큰 욕심없이 쳤다. 하지만 이번에는 욕심을 내봐야겠다며 좀 독하게 쳤다”고 말했다. 이어 “이시우, 이승연 프로 등 저를 지도해주시는 분들과 팬들께 감사드리고 제가 골프선수가 될 수 있도록 해준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감사드린다”며 울먹였다.
배소현은 공식 인터뷰에서 아버지로부터 골프를 배우게 된 인연과 추억을 이야기했다.
“아버지에게 골프를 배웠고 프로가 됐을 때 2년 정도 캐디를 해주셨다. 그런데, 병이 생기셔서 1년 반정도 투병을 하시다 돌아가시게 됐다. 골프 선수로서 스스로도 못 믿는 순간이 많았는데, 그런 순간에도 아버지는 나를 믿어 주셨다. 나를 믿어 주셔서 감사하는 얘기를 전하지 못해 아쉽다. 지금 투어 생활을 하면서 아버지가 캐디백을 메주셨을 때의 코스에서 플레이하는 경우가 많다. 투어 생활을 하는 것이 아버지를 추억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래서 계속해서 골프를 치고 싶다.”
박민지는 버디 2개, 보기 1개로 1언더파 71타를 치고 공동 3위(5언더파 211타)로 마쳐 장하나(57억 7049만원)를 넘어 KLPGA 투어 역대 총상금 1위에 올랐다. KLPGA 투어 통산 18승의 박민지는 이 대회 상금 4612만원을 획득, 데뷔이후 총상금 57억 9778만원을 거둬들였다. 박민지는 “목표로 삼았던 기록은 아니지만 이 부문 맨 위에 내 이름이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디펜딩 챔피언 방신실은 마지막날 1타를 줄이고 14위(1언더파 215타)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