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적인 쟁점 셋
1. 시즌 2 콘셉트가 바뀐 이유는?
2. ‘장도연의 보석함’은 존재하나?
3. 꼭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는?
아무리 요즘이 웹 콘텐츠의 전성시대라 해도, 누구나 토크쇼를 가장 쉽다고 덤벼들긴 해도 한 콘텐츠로 1년에 가까운 기간을 건실하게 이어가는 일은 쉽지 않다.
이른바 ‘김태호 사단’으로 불리는 TEO에서 제작하는 토크쇼 ‘살롱드립’이 시즌 2까지 접어들어 1년에 이르렀다. 이들은 매주 화요일 오후 6시에 모여 문화, 예술, 철학, 뒷담화와 항간에 떠도는 소문들까지. 입털고 싶은 사람들이 모두 모이는 곳이다. 그리고 그 자리의 중심에는 류수빈PD가 있다.
■ 쟁점 1. 시즌 2 콘셉트가 바뀐 이유는?
딱 지금으로부터 1년 전 지난해 5월23일 ‘살롱드립’은 마치 바로크 시대, 로코코 시대의 양식을 따온 듯한 고풍스러운 세트와 옷차림으로 차담회를 하는 MC 장도연과 출연자들의 합으로 만들어졌다. 초반의 표제어인 ‘차, 분하고 귀, 족같은 시간’을 꾸리기에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8월8일 조세호 편부터는 장소도 훨씬 캐주얼한 곳으로 옮기고 MC나 출연자들의 옷차림 역시 콘셉트를 벗어나 편안해졌다. 많은 다른 토크쇼와 다른 느낌이 안 나는 선택이기도 했는데 그 의도가 궁금했다.
“시즌 1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그 콘셉트 때문에 여러 부분이 제한되는 느낌이었어요. 그런 부분을 좀 내려놓고 ‘토크에 집중하자’ 싶었죠. 자유로운 형식을 위해서는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세트를 걷어내야 했어요.”
시즌 1에서는 드레스를 입으려고 일부러 의상을 준비해오는 게스트도 있었다. 이 모든 의상과 액세서리를 챙기기 위한 시간에 토크에 집중한다면 얼마나 알짜의 이야기들이 나올까. 류수빈PD는 시즌 2부터 ‘살롱드립’의 핸들을 잡고 있다.
■ 쟁점 2. ‘장도연의 보석함’은 존재하나?
MC 장도연의 존재는 ‘살롱드립’의 처음부터 끝이다. ‘무한도전’에 유재석이 있고, ‘1박2일’에 강호동이 있다면 ‘살롱드립’은 장도연의 프로그램이다. 활발한 초대손님 앞에서는 움츠러들고, 소심한 초대손님 앞에서는 활개를 치는 모습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참 순발력이 뛰어난 MC에요. 현장에서 초대손님이 곤란하거나 서먹서먹하거나 긴장하는 경우 빨리 그 분위기를 짚어 순발력 있게 끄집어내죠. 편안한 분위기에서도 그런 토크를 끌어내는 부분이 정말 좋은 분입니다.”
장도연은 프로그램에서도 굉장히 호강한다. 특히 남자 배우들이 단독으로 나올 때 그런 분위기가 많은데 손석구 편은 거의 ‘유사연애’를 방불케 했고, 공유와 이동욱, 이진욱, 송강 등이 장도연의 애호 리스트 ‘장도연의 보석함’에 수납됐다.
“새로운 초대손님 여러분과 늘 다른 호흡을 만들어주세요. 항상 ‘보석함’을 채워드리고 있고요. 섭외할 때도 그런 느낌이 나는 부분을 우선하는 때도 있어요. 손석구씨가 섭외됐을 때는 소리를 질렀던 경우가 있고, 최근 나왔던 변요한씨의 경우는 조용한 이미지였는데 반전의 매력을 보여주셨죠.”
■ 쟁점 3. 꼭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는?
‘살롱드립’은 최근 1주년을 맞아 돌잡이 특별 영상을 게재하고 장도연이 돌잡이도 하고 소원도 비는 축하의 시간을 가졌다. 유튜브 콘텐츠인 만큼 접촉과 소통이 중요한 IP(지식재산권)다. 류PD 역시 “구독자를 위한 이벤트에 더욱 고민할 것”이라고 말한다.
“1주년을 맞아 엽서 이벤트도 했고요. 프로그램 굿즈를 따로 만들어서 다가가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어요. 출연자분들이 모이는 ‘살롱드립’의 사교모임의 확장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IHQ에서 ‘맛있는 녀석들’ 제작에 참여했고, 샌드박스에서 ‘그리구라’ 채널을 운영했던 류수빈PD는 평소 연출자로서 동경하던 김태호PD의 회사에서 뛰놀고 싶어 TEO 입사를 결심했다. 훨씬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콘텐츠 창작에만 몰두 중이다. 여러 꿈이 생겼는데 초대손님에 대한 꿈도 있다.
“김혜수씨를 꼭 모시고 싶어요. 아무래도 청룡영화제를 오래 하셨으니까, 도연 MC 역시 진행이라는 일을 하고 있어 호흡이 잘 맞을 것 같아요. 도연씨가 최근 ‘살롱드립’에 대해 ‘온전한 내 편 같은 프로그램’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편하게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저희가 잘 걸어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도 이런 마음으로 오래오래 걸어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