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 위해” ‘홀가분’한 민희진, 하이브에 손 내밀었다

입력 : 2024.05.31 16:54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5.31 권도현 기자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5.31 권도현 기자

민희진 어도어 대표이사가 “누명을 벗어 홀가분하다”라고 밝혔다.

민 대표는 3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 관련 입장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오전 하이브와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는 이날 임시주총에서 민 대표 측 사내이사인 신모 부대표와 김모 이사를 해임하고, 자사 내부 임원인 김주영 CHRO(최고인사책임자), 이재상 CSO(최고전략책임자), 이경준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새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민 대표는 전날 법원이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대표이사직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하이브가 주장하는 민희진 대표 해임 사유 또는 사임 사유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며 “민희진 대표 행위가 하이브에 대한 배신적 행위가 될 수는 있겠지만 어도어에 대한 배임행위가 된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5.31 권도현 기자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5.31 권도현 기자

이에 대해 민 대표는 “개인적으로는 누명을 벗었기에 홀가분한 것은 있다. 개인적으로는 큰 짐을 내려놨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민 대표 측은 변호인은 “결국 배임 사유가 없다는 것, 감사를 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 법원을 통해 확인된 것”이라고 강조하며, “판결문에서 배신적 행위 될 수도 있겠다고 한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결론은 그 뒷부분이다. 결국 배신이나 손해를 끼치는 행위가 없다는 게 결론”이라고 전했다.

민희진 역시 “판결문을 잘 읽어보면 그 워딩이 중요한 게 아니다. 배신이라는 건 신의가 깨졌다는 뜻인데, 그건 일방이 아닌 쌍방으로 가능하다”며 “배신이라는 표현과 배임이라는 법률적 판단은 인과관계가 없다. 배신이라는 감정적 단어는 의지 집단에서나 사용되는 것이지 주식회사에서 쓰일 단어인지 모르겠다. 경영인은 숫자로 증명해야 하고, 그게 배신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5.31 권도현 기자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5.31 권도현 기자

그러나 하이브 측이 후속 절차를 예고한 만큼,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될 수 있는 여지가 아직 남아있다.

변호인은 “(주총 이후)어도어의 이사회가 그렇게 구성됐고, 하이브도 입장을 밝혔는데, 여전히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될 수 있다. 대표이사는 이사회에서 이사들의 결의만 있으면 해임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하이브 측이 법원의 취지를 존중한다면 선임되 이사들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지만, 법적으로 이걸 강제할 방법은 없다. 아직도 불안한 상황인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또 “하이브 쪽 이사들이 대거 선임됐기 때문에 곧 이사회가 소집될 여지가 있다. 민 대표의 해임건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오늘 선임된 이사님들이 그런 통지를 아직 하진 않았다”며 “어도어가 이사회를 개최하면 가처분을 또 해서 힘들게 해야 하는가 생각하고 있다. 주주간계약을 지키라는 게 법원의 결정이고 이사들도 민희진 대표를 해임하기 위한 행위를 하지 않도록 하이브가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5.31 권도현 기자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5.31 권도현 기자

이런 상황에서 민 대표 측이 내놓은 카드는 재결합을 위한 협상이다.

민 대표는 “직위나 돈에 대한 욕심 자체가 이 분쟁의 요인이 아니었다. 내가 원하는 부분은 뉴진스라는 팀으로 내가 멥버들과 생각했던 비전을 이루는 것”이라며, “하이브에서도 내 이야기를 들을 텐데 타협점이 마련됐으면 좋겠다. 6월에 도쿄돔(공연)을 준비하고 있고 내년에는 월드투어를 한다. 월드투어를 위해 연말에 앨범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게 한 달여의 분쟁으로 혼란스러워졌다. (분쟁으로)이런 기회와 가치를 날려야 하는 것이냐”고 토로했다.

이어 “저를 해임 안 하면 상관없지만, 그럴 가능성이 없지 않나. 까놓고 말해 같이 일하기 힘든 건 저도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어른의 마음으로, 장기적으로 모두에게 유리한 방향을 생각하면 아프더라도 참고 가야 하는 거 아니냐”며 “대의를 생각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 진짜 상처받은 건 저다. 하나하나 꺼내놓고 시시비비 가릴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 테니 모두를 위한 방향을 생각해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상은 상대가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거다. 제 의도를 오해할 수 있어서 이렇게 솔직히 말하는 거다. ‘경업금지’라는 독소조항만 없어지면, 저는 포기할 수 있는 부분은 포기해서라도 (함께) 일을 할 수 있다”며 하이브에 소통을 요청했다.

박수, 공유 영역

댓글 레이어 열기 버튼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