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는 지난 11일 KIA와의 경기에서 10회 연장 끝에 진땀승을 거뒀다. 우여곡절 많았던 승부의 뒷맛이 개운하지는 않다. ‘초보 감독’ 이숭용 SSG 감독은 여러 교훈을 얻었다.
SSG는 전날 경기에서 초반부터 흔들렸다. 선발 투수 타일러 앤더슨이 2회초 KIA 최원준의 연이은 도루 시도를 견제하다가 보크로 실점한 뒤 감정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보크 판정 직후 앤더슨이 던진 공은 KIA 타자 박찬호의 머리로 날아왔다. KIA는 심판에게 앤더슨의 고의성을 문의했으나 경기는 그대로 진행됐다. 앤더슨은 4실점 후 3이닝만에 조기 강판됐다.
이숭용 SSG 감독은 1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KIA와의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어제 앤더슨이 최원준의 이런(도루 시도) 모습을 보면서 멘털이 흔들린 것 같더라”라며 “3회까지만 보려고 했는데 4회초에 안타를 맞고 더 힘들어지겠다 싶어서 빨리 바꿨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앤더슨의 직구가 강점인 건 누구나 다 알지 않느냐. 직구가 아무리 빨라도 KBO리그에서는 그걸 잡아내는 타자들이 많다”라며 “볼카운트 싸움이 안 되면 힘든 게임을 할 수밖에 없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 감독은 앤더슨의 ‘멘털 관리’라는 숙제를 안았다.
SSG는 전날 오심으로 인해 억울한 연장전을 펼쳐야 했다. 6-6으로 맞선 9회말 2사 1·2루에서 SSG 이지영의 좌전 안타 이후 2루 주자 에레디아가 슬라이딩으로 홈인에 성공했다. 그러나 함지웅 주심은 에레디아의 태그 아웃을 선언했다. 2번의 비디오 판독 기회를 소진한 SSG는 연장전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 감독은 “비디오 판독 요청을 할 때 좀 더 심사숙고해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비디오 판독 때문에 경기가 좌우될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진짜 말도 안 되는 판정이었다면 내가 뛰쳐나가서 어떻게 뭘 했을 텐데, 더그아웃에서 봤을 때도 그렇고 나중에 하이라이트 영상을 봐도 (판정이) 쉽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전날 경기에서의 연이은 번트 실수에 대해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경모는 6-6 동점 상황인 9회말 무사 1루에서 번트를 시도하다 투수 병살타로 아웃됐다. 연장 10회말 최민창은 무사 2루 상황에서 번트를 시도했으나 3루수 뜬공이 되면서 아웃됐다.
이 감독은 “어제 (번트 실수에 대해) 화가 많이 나서 관중들이 다 나간 다음에 선수 전원에게 번트 훈련을 하라고 하려다가 수석 코치가 말려서 참았다”라며 “대신 수석 코치에게 우리가 한 단계 더 올라가려면 기본적인 번트 작전이 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선수들에게 정확하게 주입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