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시장 오세훈)의 지원이 끊겨 존폐 위기에 놓인 TBS가 임금 지급을 둘러싸고 경영진과 노동조합 양측이 갈등을 빚고 있다.
TBS 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TBS 지부는 14일 공동으로 보도자료를 내 “무지와 파행적인 경영 행태를 보이는 이성구 대표이사 직무대행의 퇴진을 공식 요구한다”고 밝혔다.
경영진과 TBS의 두 노조는 이달 12일 노사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경영 위기 극복 방안을 논의했으나 임금에 대한 의견 차이만 확인하고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양대 노조는 서울형 생활임금 239만원을 보장하는 한도에서 임금 조정을 수용하고 미지급액에 대해선 무급휴가로 대체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사측은 최저임금을 보장하되 일부 미지급액은 ‘고정 운영비의 120% 이상의 수익을 창출할 경우 지급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사측은 13일 사내에 공지한 ‘비상근무체제 시행계획안’에서 회사가 제시한 임금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퇴사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양대 노조는 이에 “이미 100명 가까운 구성원이 희망퇴직 등을 통해 회사를 떠났는데도 사측이 경영 위기 극복이라는 허울 좋은 말로 또 대량 해고를 예고했다”고 비판했다.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는 연간 예산 400억원의 예산 중 70% 이상을 시의 출연금에 의존해왔으나 이달부터 지원이 끊겨 경영 위기에 놓였다. 350명에 달했던 직원 중 희망퇴직 등으로 100명가량이 퇴사했고, 비상 경영에 돌입하는 한편 새 투자자를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