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속 이른바 ‘가스차’에 대한 시장 수요가 오르고 있다.
통상적으로 가스차는 물성적으로 LPG, CNG(천연압축가스), 수소연소 차량 등으로 구분되는데 이 중 대중적인 수요가 많은 차량은 단연 액화석유가스차량이다. CNG가 LPG 대비 더 친환경적이고 에너지를 구동에너지로 바꾸는 효율성 역시 2배 이상 높지만, 국내에선 시장 참여자들의 선택, 정부의 지원 등으로 LPG차량(승옹, 상용) 대중화가 현저하게 더 앞서 있다.
가스차가 우습다고? 제2의 전성기 누린다
LPG를 연료로 내연기관 엔진을 구동시켜 바퀴굴림을 하는 차량으로 국내에는 세단승용부분을 넘어 SUV에서도 LPG로 구동되는 차량들이 메이커에서 개발되고 있으며 구조변경개조 시장에서도 LPG 개조 차량 객체수는 갈수록 늘고 있다.
LPG 연료 단가가 가솔린, 디젤 대비 낮으면서도 출력이나 연비 면에서도 구동효율 증대개선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휘발유, 경유 주유비 부담과 맞물려 올 1∼5월 LPG차 등록대수는 작년 한해 등록대수를 이미 추월한 상태다.
16일 한국자동차산업모빌리티협회(KAMA)와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5월 LPG차(승용·승합·화물·특수)는 총 6만9208대 등록됐다. 이는 작년 1년간 총 등록 대수인 6만7453대를 2.6% 초과한 수치다.
월별 LPG차 등록 대수를 보면 1월 1만3259대, 2월 1만1천799대, 3월 1만3382대, 4월 1만4905대, 5월 1만5863대로 전년 동월보다 110%∼200% 수준으로 올랐다. 추세가 지속된다면 오는 12월까지 LPG차는 약 16만6천대 등록될 것으로 예상돼 2014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1∼5월 전체 신규 등록 통계에서 LPG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0.12%를 기록했다. 신규 등록 자동차 중 LPG차가 10%를 웃돈 것은 2010년대 초반의 일이었다.
LPG차 등록 대수는 꾸준히 감소해왔다. 지난 2006년 19만대를 초과하던 LPG차 신규 등록은 2014년 처음으로 15만대 밑으로 떨어졌고, 이후 2022년에는 10만대 벽마저 깨져 8만6345대를 기록했다.
LPG차가 늘어난 것은 올해부터 시행된 대기관리권역법에 따라 1t 경유 트럭의 신규 등록이 금지된 영향이 크다.
지난 1∼5월 경유차 등록 대수는 5만8477대로 전체 신규 등록 차량 가운데 8.6%에 불과했다. 업계에서는 올해가 경유차 등록 비중이 10%에 미치지 못하는 첫 해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가스차가 주목 받는 이유 ,메이커들 “LPG차 다시 만든다”
완성차 브랜드들도 디젤 엔진 트럭을 단종하고 LPG 엔진이 탑재된 트럭을 선보였다.
현대차 포터와 기아 봉고도 디젤 엔진 대신 LPG 터보 엔진을 탑재한 신차를 작년 말 출시했다.
이 두 모델은 기존 디젤 엔진을 사용한 전작 대비 우월한 친환경성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출력은 되레 늘어난 성능을 갖추고 있다.
수 십년 전부터 ‘LPG차는 힘이 딸린다’, ‘시동이 불량하다’, ‘고갯길을 오르는데 벅차다’ 등 평가를 받았지만 이젠 엔진 실린더에 LPG를 직분사하는 시스템 개발 및 부조화 조절 기술 등으로 발달로 LPG 차량들에 대한 편견적 단점들은 없어진 지 이미 오래다.
특히 트럭 및 택시 시장에선 ‘엔진과 LPG와의 효율 증대 면’에서 디젤이나 가솔린 대비 경제적,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미세먼지 배기가스의 주범인 질소산화물 ’NOx‘ 배출량도 현저하게 줄어드는게 LPG 차량이다. 일례로 포터2 LPG와 봉고3 LPG 신형 모델 기준, 질소산화물 ’NOx‘ 배출량은 기존 디젤 대비 약 90배 정도까지 줄어든다. 연비 역시 정속주행 및 짠돌이 경제 속도를 유지하면 디젤 못지 않아 올해 1∼5월 포터2는 2만9천대, 봉고3는 1만8천대 판매되는 등 대중적인 제2의 전성기에 준하는 인기를 얻고 있다.
한편, 국내 택시 시장엔 중국에서 만든 신형 쏘나타LPG 택시 모델이 대량 공급되고 있다.
현대차에 이어 기아의 기존 중형 세단인 K5 하이브리드에 LPG 도넛형 가스연료 탱크를 올린 K5 LPG 하이브리드도 등장했다.
여기에 국내에서 LPG차량에 사용하는 가스 연료탱크 개발 면에서 진보적 우위를 다져온 르노코리아는 대한LPG협회와 ‘차세대 친환경 LPG 차량’ 공동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목표는 ‘국내 최초로 승용 모델 대상 LPG 직분사(LPDi) 엔진 차량’을 개발 양산하는 것이다.
구 쌍용자동차인 KGM은 토레스를 기반한 LPG차량을 판매 중이며, 이달에 택시 시장 확대 강화에 나선다.
차명은 ‘더 뉴 토레스 바이퓨얼 LPG 택시’. 가솔린 엔진 성능과 경제성 높은 LPG를 동시에 사용해 각각의 연료가 갖는 장점을 누릴 수 있는 모델이다. 연료를 선택해 쓸 수 있도록 엔진과 연료개통을 개조한 시스템을 갖춘 차량이라고 보면 된다. 가솔린 차종 대비 약 30%(연 137만원 상당)의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이 차엔 도넛형 LPG 봄베 58ℓ와 가솔린 50ℓ의 연료탱크를 탑재해 완충 시 10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운행 상황에 맞춰 버튼 하나로 손쉽게 연료 타입을 전환할 수 있으며 LPG 소진 시 가솔린으로 자동 전환, LPG 충전소를 찾아다니는 번거로움을 덜 수도 있다. 이 LPG SUV 택시 가격은 개인택시 간이과세자 2810만원(LPG 개조 부가세 면제), 법인개인택시 일반과세자 3091만원이다. 가격 경쟁력이 준수한 편이다.
이에 대해 택시업계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LPG차량에 대한 단점들이 부각될 것인데 기술의 발달로 LPG를 배터리 전기차 보다 선호하는 운용사들도 늘고 있다”며 “충전에 걸리는 시간, 전기차 특유의 정비상의 어려움 등으로 장거리 주행이 많은 택시 운용사들이 LPG를 다시 선호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