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 중 팔꿈치 이상으로 5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온 양현종(36·KIA)이 “다음 경기에서는 많은 이닝 던지겠다”고 말했다. “부상까지는 아닌 것 같아 크게 걱정 안 하고 있다”며 주말 예정돼 있는 류현진과 맞대결에 대해서는 “피할 생각 전혀 없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1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7피안타 2볼넷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10-3으로 앞선 6회초 불펜에 공을 넘겼고 KIA가 11-4로 승리하면서 양현종은 시즌 6승째를 수확했다.
그러나 73개를 던진 채 5이닝 만에, 꽤 일찍 등판을 마쳤다. 5회초 1사후 LG 김범석을 3루 땅볼로 잡은 3구째를 던진 뒤 양현종은 잠시 주저앉았다. KIA 더그아웃에서 트레이너와 함께 정재훈 투수코치가 마운드로 향해 상태를 살폈다. 잠시 이야기를 나눈 뒤 양현종은 시험 투구를 했다. 공에 제대로 힘을 주고 뿌리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양현종은 “팔꿈치가 낀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통증은 아니지만 타이트하고 뻐근한 느낌이 들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최소한 5회를 마치기 위해 4번 오스틴 딘을 상대로 4개를 더 던져 유격수 플라이로 처리하고 양현종은 5이닝을 소화해냈다.
양현종은 경기 뒤 “마운드에서 내려와 트레이너가 풀어주니 괜찮아진 것을 보면 부상이라고 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내일 검진은 받기로 했다. 검진 받아봐야겠지만 일시적인 것 같다. 그렇게 걱정은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얼마 전 투구 중 허벅지에 이상을 느껴 한 차례 점검하는 장면도 있었다. 이날 투구로 이미 91.2이닝을 소화했다. 이맘때면 늘 나오는, 한번쯤 휴식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양현종도 “내가 꼭 있어야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느꼈다. 휴식이 필요하다고 느끼면 쉬겠다”고 생각을 바꿨다. 그러나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은 “아직 휴식까지 필요한 상태는 아닌 것 같다. 감독님이 힘들면 얘기하라고 항상 말씀하신다. (필요하면 말씀드릴 건데) 아직은 아닌 것 같다. 워낙 팀이 잘 나가다보니 나도 버티기만 하면 좋은 결과 나올 거라 생각하고 아직은 마음놓고 편하게 쉴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직은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이번주 2회 등판할 차례다. 일요일인 23일 한화전 등판을 앞두고 있다. 한화 에이스 류현진이 선발 등판하는 경기다. 2007년 이후 17년 만에 양현종과 류현진의 선발 맞대결로 ‘빅매치’가 예고돼 리그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다. 양현종은 이 경기 등판도 문제가 없다고 본다.
양현종은 “현진이 형과 선발 대결로 상대하고 싶지는 않지만 솔직히 피할 생각은 없다. 로테이션대로 던지는 게 맞다. 던지고 싶다. 아마 나도 다른 경기보다는 더 긴장되고 부담을 느끼겠지만 어차피 상대 타자들과 싸우는 거기 때문에 던질 거다”라며 “오늘 불펜 투수들에게 많이 미안하다. 화요일로 이번주 첫 경기인데 중간 투수들이 고생해서 고맙고 미안하다. 이제는 아무 생각 없이 잘 준비해서 다음 경기(23일)에서는 중간 투수들 체력 최대한 안배할 수 있도록 많은 이닝 던지겠다”고 약속했다.
양현종은 일단 19일 오후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야구하면서 팔꿈치에 이런 느낌은 처음이었다고 했지만, 스스로 ‘부상’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