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변신은 언제나 반갑다. 그들에겐 치열한 도전이었겠지만, 보는 이는 ‘눈 호강’이다. 영화 ‘핸섬가이즈’(감독 남동협) 이희준은 상큼해졌고, ‘탈주’(감독 이종필) 구교환은 섹시해졌다.
26일 개봉한 ‘핸섬가이즈’에서 이희준은 겉은 험상궂지만 속은 야리야리한 ‘상구’ 역을 맡았다. 그는 전작들에서 보여준 선 굵은 남성적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영화 안에서 배려심 깊고 감수성 높은 ‘상구’로 분해 작품의 웃음 타율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희준은 ‘상구’의 반전 매력을 연기력과 디테일로 200% 끌어올린다. ‘재필’(이성민)과 관계성에선 인간에 대한 예의와 친구를 위한 의리를 보여주고, ‘미나’(공승연)와 관계성에선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표현한다. 이 덕분에 ‘상구’를 바라보는 관객의 시선에 사랑을 얹게 한다. 작품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는 요소기도 하다.
남동협 감독은 “‘상구’의 캐릭터성은 어느 정도 시나리오에 설정해놓은 것들이 있었겠지만, 그걸 가지고 지금의 캐릭터로 만들어온 건 이희준이다. 이희준이 평소 주변 사람들을 관찰해서 본인의 캐릭터를 많이 만들어낸다고 하는데, 고향 친구 중 순수한 인물이 있어서 그를 분석해 준비해온 거였다”며 “난 현장 리딩할 때부터 그저 이희준이 준비해온 걸 보고 즐기기만 했으면 됐다”고 칭찬했다.
코믹한 지분을 이희준이 가져간다면, 은밀하고 섹시한 뒷맛은 ‘탈주’의 구교환이 선물한다. 그동안 구교환은 독특한 목소리톤과 날 것 같은 연기력으로 어느 작품에서나 분량을 훔쳐 가는 신스틸러로서 활약을 해왔다. 그랬던 그가 이번엔 마약 같은 ‘나쁜 남자’인 ‘현상’으로 분해 퇴폐적인 느낌을 전달한다. 그는 극 중 피아니스트의 꿈을 접고 북한 체제에 순응하며 사는 상류층 ‘현상’의 결핍과 열등감을 예측 가능한 공식이 아닌 전혀 다른 방법으로 표현해내며 눈길을 끈다.
함께 출연한 이제훈도 그의 캐릭터 소화력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제훈은 “구교환은 자유롭게 창작하는 배우다. 시나리오상에 나온 대사와 표현들을 재밌고 독특하면서도 특별하게 만들더라. 감탄하면서 봤다. 대본에 있던 립밤, 핸드크림, 전자담배를 태우는 설정을 독특한 캐릭터로서 표현이 되니까 배우로서 어떤 것을 씌워도 다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싶었다”라며 “이 영화를 본다면 구교환의 팬이 될 거고, 원래 이 사람을 좋아했던 팬들은 더 이상 출구가 없겠구나 싶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창작자로서 활동하는 매력도 커서 이번엔 배우로서 만났다면, 다음엔 배우와 구교환 감독으로도 만나고 싶다. 성덕이 됐다”라고 덧붙였다.
‘탈주’는 오는 7월 3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