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점 빌미’ 실책→‘역전’ 만루포, 이게 바로 김도영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이유

입력 : 2024.06.21 08:35
KIA 김도영.   KIA 타이거즈 제공

KIA 김도영. KIA 타이거즈 제공

뛰어난 타격 실력. 그리고 구멍이 숭숭 뚫린듯한 수비.

KIA 김도영은 타격과 수비에서 극과극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일단 타격에서는 흠잡을데가 없다. 타율 0.333에 18홈런 52타점. 여기에 도루도 22개를 했다. 현재까지는 이종범, 홍현우에 이어 KIA 역대 3번째 ‘트리플 쓰리(타율 3할·30홈런·30도루)’가 충분히 가능한 페이스다.

하지만 김도영의 수비는 보완할 곳이 많다. 현재 17개의 실책으로 3루수를 넘어 전 포지션을 통틀어 압도적인 실책 1위다. 오죽했으면 박기남 KIA 수비코치가 “전 세계 실책 1위”라고 놀릴 정도다. 현재 포지션을 불문한 메이저리그 실책 1위는 신시내티 레즈의 엘리 데 라 크루스(15개)다.

그런데 여기서 이번 시즌 김도영의 ‘매력’이 뿜어난다. 수비에서 이따금 팬들의 뒷목을 잡게 하곤 하지만, 이를 상회하는 타격으로 자신의 실수를 만회한다.

2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LG와 홈경기는 이런 김도영의 ‘반전 매력’을 제대로 볼 수 있었던 경기였다.

KIA 김도영. 연합뉴스

KIA 김도영. 연합뉴스

이날 김도영은 3번·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1안타 4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유일한 안타는 홈런, 그것도 만루홈런이었다. 김도영이 데뷔 후 만루홈런을 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김도영은 만루홈런에 앞서, 하마터면 팀에 치명적 패배를 안길 수 있는 ‘역적’이 될 뻔했다. 김도영은 0-0으로 팽팽히 맞선 5회초, LG 선두타자 박동원이 친 평범한 땅볼을 놓쳤다. 이에 흔들린 KIA 선발 캠 알드레드는 문보경에게 우전안타를 맞았고, 이어 구본혁을 1루 땅볼로 유도했으나 KIA 1루수 이우성이 또 실책을 저질러 무사 만루가 됐다. 결국 알드레드는 박해민에게 2루 땅볼, 신민재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줘 비자책 2실점했다. 김도영의 실책으로 시작된 작은 소용돌이가 결국 알드레드에게 실점을 안긴 것이다.

결자해지라고 했던가. 김도영은 바로 다음 5회말 공격에서 한 방으로 알드레드의 패전 위기를 날림과 동시에 승리 투수 요건을 안겼다. 2사 후 최원준, 박찬호의 연속안타와 소크라테스의 볼넷으로 만든 KIA의 만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도영은 엔스의 초구를 걷어올려 우익수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만루홈런을 쳤다.

LG가 8회초 경기를 다시 뒤집는 바람에 결승 홈런이 되지는 못했지만, 이 만루홈런이 없었다면 KIA가 8회말 최형우와 나성범의 백투백 솔로포로 다시 역전해 승리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이제 겨우 프로 3년차인 2003년생 김도영은 올해 최우수선수(MVP)에도 충분히 도전해볼 기세다. 수비에서는 아직 서툴고 보완할 점이 많지만, 타석에서 이를 충분히 커버하고 있다. 김도영의 매력에 KIA 팬들도 흠뻑 빠져들고 있다.

수비하는 KIA 김도영.   KIA 타이거즈 제공

수비하는 KIA 김도영. 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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