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설렐까 ‘남들 연애’

입력 : 2024.06.24 01:03
ENA·SBS PLUS 연예 프로그램 ‘나는 솔로’ 17기 현숙과 상철 커플. 오른쪽은 JTBC ‘연애 남매’ 이윤하·김윤재 커플. SNS 캡처

ENA·SBS PLUS 연예 프로그램 ‘나는 솔로’ 17기 현숙과 상철 커플. 오른쪽은 JTBC ‘연애 남매’ 이윤하·김윤재 커플. SNS 캡처

‘나는 솔로’ 17기 현숙-상철
‘하시4’ 신민규-유이수
짝짓기 프로 ‘현실 커플’
SNS 관찰하며 과몰입 열풍

동시에 대리만족·간접경험
사생활 침해 부작용 낳기도

“그런 말이 있잖아요. 보면 기분 좋아지는 사람, 딱 두 분이 그래요. 보면 갑자기 기분이 좋아져요. 그런 두분이 함께 있으니 그 기분 좋아지는 시너지가 얼마나 크겠어요?”

‘나는 솔로’ 17기 현숙·상철의 커플 SNS 아래 한 누리꾼이 쓴 댓글이다.

연애 프로그램에서 만나 현실 커플(이하 ‘현커’)로 거듭난 일반인 출연자들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시청자들은 생면부지의 출연자들이 방송 이후로 어떻게 만남을 지속하고 있는지 SNS를 통해 관찰하면서 응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4일 종영한 JTBC ‘연애남매’에서는 이윤하와 김윤재가 최종 커플로 성사됐다. 방송 말미에는 두 사람이 여전히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는 ‘현커’ 인증 사진도 공개됐다.

방송 후 김윤재는 기다렸다는 듯 SNS인스타그램에 “빵 사고 신난 우리 빵순이. 빵 말고 나 좋아하라고”, “이윤하 이쁜 거 자랑하기 힘드네” 등 일명 ‘주접’ 멘트와 사진을 올리며 사랑꾼 면모를 뽐냈다.

폭주 기관차처럼 내달리는 그의 ‘럽스타그램’에 시청자들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들은 댓글로 김윤재로 인해 ‘연하남 로망’이 생겼다며 설레는 마음을 표현했고, 두 사람의 결혼까지 상상하며 과몰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ENA·SBS PLUS ‘나는 솔로’ 17기 ‘현커’ 현숙과 상철은 최근 웨딩 화보와 프러포즈 영상을 올려 누리꾼들 사이에 큰 환호를 얻었다.

둘은 지난 2023년 12월 ‘나는 솔로’에서 최종 커플로 성사된 후 따로 ‘럽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둘의 데이트 순간과 일상 사진을 올렸다. 두 사람은 이 계정을 통해 오는 8월 결혼도 발표했다. 해당 계정은 21일 기준 5.5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 커플은 모든 장면이 레전드” “정말 응원하는 커플” “결혼 소식을 너무 기다렸다”며 한마음 한뜻으로 축하를 보냈다.

이외에도 ‘나는 솔로’ 20기 정숙과 ‘현커’가 된 근황을 자랑한 영호, 또 지난 2023년 방송한 ‘하트시그널4’의 최종 커플인 신민규와 유이수의 ‘럽스타그램’ 도 시청자들의 설렘을 유발했다.

방송 후에도 계속되는 ‘현커’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은 대리만족을 느끼고자 하는 욕구로 분석된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최근 사회적 분위기가 연애와 결혼을 안 하는 추세다. 다만 이성에 대한 욕구는 있어서 그들의 연애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하려는 심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젊은 세대들은 사회관계를 형성할 기회가 많지 않아 연인 간의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기 어려워한다. 이때 타인의 연애가 간접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문화평론가 양일국 박사는 “연애 프로그램 출연자들은 셀럽들의 인스타그램보다는 설정이 덜하고, 공감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이들의 SNS가 인기가 많다”면서도 “SNS가 보편화된 후 셀럽을 수평적 관계로 인식하게 된 뒤 ‘럽스타그램’ 과몰입이나 악플·루머 문제가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부작용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 박사는“과도하게 선별, 설정된 장면보다 소탈하고 평범한 일상을 공유하는 문화가 서로에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곽 교수 역시 “시청자들의 지나친 관심으로 인해 방송에 출연했던 일반인들의 사생활이 침해되기도 하는데, 이는 우리나라가 더불어 살아가려는 집단주의 사회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타인의 사생활을 궁금해하는 것에 대한 피로감도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말초적인 만족을 지나치게 추구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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