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방송이 된 아리랑TV ‘The Roundtable’ 38회는 봉영식 연세대학교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원 진행으로 최현진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이경석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북한과 러시아 양국의 연대가 어디까지 확장될지, 전쟁 장기화에 따른 러시아의 현재 상황에 대해 분석했다.
지난 16일, 스위스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회의. 러-우 종전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개최된 회의지만 100여 개 국가 중 80개국만 공동성명에 합의해 회의의 의미가 퇴색했다는 평가다.
러시아군은 평화 정상회담 기간인 15~16일 기갑과 포, 전폭기·전투기를 대동해 전장에서 공세를 강화했다. 동부 전선을 집중 공략하던 러시아군은 여러 전투에서 큰 손실을 보고 후퇴했다. 회담 직전인 14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몇 가지 조건에 응하면 즉각 평화 협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푸틴 대통령이 내건 조건은 회담에서 주요국 정상들의 빈축을 샀고, 나토 국가들은 회담 기간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최현진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러시아는 전쟁 종식에 진정성이 없어 보이며 푸틴은 러시아의 경제 회복에 기인해 전쟁을 계속 이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며 “러시아는 군비 지출로 인한 전시 경제가 호황이며 원유와 천연가스의 강세 수출로 경제 성장을 하고 있어 가까운 시일 내에 전쟁을 끝낼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무기로 러시아 내부를 공격하는 것을 일부 허용했다. 실제 전쟁 이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무기를 동원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기도 했다.
기존 미국의 입장은 러시아와의 전쟁 격화 위험으로 우크라이나가 미국 무기를 사용하여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을 금지했었다.
이경석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악화 되면서 입장이 바뀌게 되었고, 영국과 프랑스 같은 주요 미국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가 미국 무기를 사용하여 러시아 내 공격 권리가 있어야 함을 촉구했다”며 “장거리 유도 미사일 또는 러시아 내 장거리 타격의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은 변하지 않고 있다” 고 전했다.
또 유럽 국가와 러시아의 대립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 특히 프랑스가 강경한 입장을 보여주며 주목을 받고 있다. 개전 초기, 유화책을 주장하던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를 직접 공격할 수 있는 전투기를 지원했고, 우크라이나 파병론까지 불을 지피고 있다.
민간인 공격은 안 된다는 조건을 달았지만, 그동안 전쟁에 직접 개입을 꺼려 지원에 선을 그었던 입장에서 돌아선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달 초 유럽 최고층 빌딩에서 서방 언론사들을 불러 모아 이례적인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서방에는 핵무기 사용까지 운운하며 강력한 경고를 보내면서도 한국에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지 않아 감사하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최근까지도 한국이 미국, 캐나다를 통해 포탄을 우회 공급한 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었다. 이제 푸틴은 한국과 서방을 분리해 대처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
그리고 푸틴은 바로 북한에 갔다. 이에 최 교수는 “푸틴은 한국을 칭찬한 후 김정은과 만나 비상시 자동 군사 개입 약속을 하며 이전 발언과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으며,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 제공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북러 정상이 맺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도 주목받고 있다. 양측 중 한쪽이 외부의 군사 공격을 받을 경우 상호 지원을 제공하는 조항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교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북한이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견할 수 있으며 러시아가 한반도의 군사 갈등에 개입할 수 있다” 라며 “양측의 군사 기술 협력이 가속화 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할 필요성이 있다” 는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