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언제 걸릴지 모르네···‘복불복’ 더블헤더, 이러다 우승도 결정할라

입력 : 2024.07.0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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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29일 수원 KT전에서 비가 내려 관중이 우산과 비옷을 착용하고 경기를 보는 가운데 삼성 구자욱이 적시타를 치고 출루해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지난 6월29일 수원 KT전에서 비가 내려 관중이 우산과 비옷을 착용하고 경기를 보는 가운데 삼성 구자욱이 적시타를 치고 출루해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전국에 비가 내린 6월29일. 5경기 중 3경기가 취소되고 수도권인 잠실과 수원만 경기를 개시했다. 충분한 비 예보는 있었지만 경기 시작 시간인 오후 5시에는 수도권에 일단 큰 비가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잠실의 두산-SSG전은 ‘강우콜드게임’이 됐다. 비가 5회부터 내리기 시작했다. 6회말 강한 비가 쏟아졌으나 심판진은 7회초까지 치른 뒤 경기를 중단했다. SSG가 6-0으로 앞서 있었고, 40분 중단 뒤 강우콜드게임이 선언됐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7회초에 들어갔으면 7회말까지는 해야 하지 않느냐”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수원의 KT-삼성전은 4회에 ‘노게임’이 됐다. 경기를 시작한 뒤 3회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이후 쏟아지면서 4회말 1사 1루에서 약 1시간 중단된 뒤 노게임 됐다. 삼성이 7-1로 앞서고 있었지만 없던 경기가 됐다. 토요일인 이날 경기가 비로 취소되면서 양 팀은 일요일인 30일에 더블헤더를 치렀다. 양 팀 모두 더블헤더 2차전에는 대체 선발을 투입해야 했다.

반면 29일 광주 KIA-키움전, 창원 LG-NC전, 사직 롯데-한화전은 모두 비로 취소돼 개시하지 않았다. 이튿날인 30일 더블헤더도 광주와 사직은 비로 취소되고 창원은 1경기만 치렀다. 지방에서 경기한 팀들은 전력과 체력을 소모하지 않을 수 있었다.

지난 6월29일 KIA-키움전이 열릴 예정이던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 비가 내려 방수포가 덮여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지난 6월29일 KIA-키움전이 열릴 예정이던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 비가 내려 방수포가 덮여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언제 어디에서 경기하느냐에 따라, 그야말로 ‘복불복’인 더블헤더가 일단 휴지기로 들어갔다. 혹서기인 7~8월에는 하지 않기로 해 2일부터 두 달 간 공포의 더블헤더는 없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해 20년 만에 전반기부터 더블헤더를 실시했다. 금·토요일 경기가 취소되면 일요일에 더블헤더를 치렀다. KBO리그는 더블헤더를 최대한 지양해왔다. 어쩔 수 없이 실시하더라도 후반기 막바지, 9월 이후에나 했던 더블헤더를 시즌 시작과 함께 4월부터 실시한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이다. 144경기 체제에서, 날씨가 변덕스러워지고, 코로나 팬데믹 종료 이후 국제대회 일정이 다시 몰렸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에는 9월에 하던 미편성 일정 발표를 앞당겨 8월29일에 했음에도 당시 이미 66경기가 뒤로 미뤄진 상태였을 정도로 비가 매우 잦았다. 그 결과 정규시즌 최종전이 10월17일에 열렸고, 한국시리즈는 11월13일에 종료됐다.

이에 지난해 4월1일이던 정규시즌 개막을 역대 가장 빠른 3월23일로 앞당긴 올해는 전반기부터 더블헤더까지 실시하는 고육책을 내놨다. 11월10일 개막하는 프리미어12를 고려해 10월 안에 한국시리즈까지 모두 마치기 위해서다. 덕분에 지난해 전반기에만 49경기나 됐던 ‘추후편성 경기’는 전반기 종료를 15경기 남겨둔 1일 현재 29경기로 확 줄었다.

지난 6월29일 잠실 두산-SSG전에서 강한 비가 내리는 가운데 두산 양헉환이 출루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지난 6월29일 잠실 두산-SSG전에서 강한 비가 내리는 가운데 두산 양헉환이 출루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이 더블헤더가 팀 간 희비를 완전히 갈라놓는다. 확실한 비 예보가 있을 때는 경기 전 비가 내리지 않더라도 취소해야 한다는 현장의 의견들이 올시즌 내내 나오지만, 추후편성 경기를 줄이고자 더블헤더까지 실시하는 리그 현실에서는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일요일 더블헤더’를 계속 실시하기로 한 시즌이라면 최소한의 운영의 묘는 필요해 보인다. 29일 삼성-KT의 사례처럼, 취소되면 다음날 더블헤더가 되는 상황에서 당장 비가 내리지 않는다고 경기를 시작해놓고 선발 투수를 다 소모하게 한 뒤 노게임을 선언하는 사태는 없어야 한다.

올시즌 순위 레이스는 역대급이라 할 정도로 치열하다. 1일 현재 1위 KIA와 10위 키움의 승차가 12경기밖에 되지 않는다. 팀당 거의 1경기 차 간격으로 붙어있는 형국이다. 한여름의 승부를 지나 9월은 순위 레이스의 종반부 중 절정 단계다. 더블헤더는 7~8월에 ‘중단’되지만 9월 재개된다. 지금 상태가 그때까지 이어지면, 단 한 번의 더블헤더로 팀의 운명이 뒤바뀌는 상황이 수두룩하게 나올 수 있다. 이미 시작한 이상, KBO는 후반기에라도 합리적인 운영을 위해 고민해야 할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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