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방송이 된 아리랑TV ‘The Roundtable’ 39회는 봉영식 연세대학교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원의 진행으로 美 대선 토론을 김해나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와 이경석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집중 조명했다.
미국 대선을 4개월 넘게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첫 TV 토론을 벌였다. 현재 초접전 양상인 미 대선 구도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4년 만에 리턴 매치가 시작된 것이다.
이날 토론에서 두 후보가 바로 옆에 선 상대에게 쓴 호칭은 전·현직 최고 지도자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였다. 두 사람은 ‘패배자’(loser), ‘호구’(sucker·이상 바이든이 트럼프에 대해), ‘이 자’(this ma·트럼프가 바이든에 대해), ‘최악의 대통령’(두 사람 다 상대에 대해) 등의 표현으로 상대방을 불렀다.
90분간 토론의 내용 면에서도 상대를 비판하고 헐뜯는 네거티브 발언들이 정책이나 비전 제시를 압도했다. 또한 토론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부분은 후보자 자질 평가였다.
특히 대통령직을 4년 동안 수행할 수 있는 체력과 정신건강이 갖춰져 있느냐가 주요 관심사였다. 핵심 쟁점인 건강 문제가 토론 막판에 배치된 것도 바이든에게 악재가 됐다.
나이 관련 질문이 나왔을 때 그의 목소리는 이미 완전히 잠겨 있었다. 반면 트럼프는 “나는 두 번이나 골프 클럽 챔피언십에서 승리 했지만, 바이든은 골프공을 50야드도 못 친다” 며 비교를 시도했다.
TV 토론 후 미국인들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김해나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첫 번째 토론 이후 많은 미국 유권자가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한 “트럼프도 실질적인 내용 없는 반응과 함께 기대치보다 잘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번 토론으로 대선 결과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사법 리스크 또한 주요 자질 검증 항목 중 하나였다. 예상대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격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트럼프는 불리한 주제엔 아예 답변을 회피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는 자신의 약점으로 꼽히는 낙태권, 복지 이슈, 대선 불복 문제가 나올 때마다 자신에게 유리한 답변을 하는 데 썼다.
이경석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트럼프의 법적 문제가 이번 대선에 영향은 최소한에 그칠 것이다” 며 “ABC뉴스와 IPSOS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절반이 트럼프가 대통령 선거를 중단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공화당 당원 유권자들 가운데에서는 약 1/3 정도가 트럼프를 찍지 않겠다고 응답했지만, 트럼프 유죄 판결이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불법 이민자 문제, 우크라이나와 가자 전쟁 문제 등을 집중 공격했다. 인플레이션을 비롯한 경제문제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첫 대답부터 트럼프 공격에 날을 세웠다. 트럼프는 바이든 행정부가 경제를 망쳤다면서 바로 맞받아쳤다. 또한 감세 정책을 두고는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행정부가 사상 최대의 부자 감세를 했다고 비판했고, 트럼프는 규제를 철폐해 일자리 반등이라는 업적을 얻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 시절 물가 상승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국 이민 정책 문제와 관련해서는 두 사람은 한 치의 양보 없는 신경전이 계속됐다.
미국 언론도 이번 토론이 올해 선거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실제로 많은 부분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에 달려있다며 그의 지지율이 하락하면 민주당 내의 정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며 “또한 트럼프가 무엇을 말할지 주목하고 있으며 그의 언어 기법은 정확성 여부에 관계 없이 설득력이 있다. 트럼프와 바이든 대통령의 이 모든 요소들이 유권자에게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