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영지의 ‘스몰 걸’이 음원과 음악방송을 접수한 데 이어 그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화제다.
이영지가 지난달 21일 발매한 첫 정규 앨범 ‘16 판타지’의 타이틀곡 ‘스몰 걸’은 지난 6일 방송된 MBC ‘쇼! 음악중심’에서 아이돌 그룹 레드벨벳과 투어스의 신곡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4일 방송된 엠넷 ‘엠카운트다운’에 이은 2관왕으로, 이영지는 두 프로그램에 모두 출연하지 않고도 쟁쟁한 아이돌 후보들을 넘어 청중의 선택을 받았다.
음원차트 역시 발매 직후부터 최상위권에 올라있다. 멜론, 지니 등 국내 주요 음원차트에서 에스파, 뉴진스와 나란히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것은 물론, 지난 5일 애플뮤직이 공개한 6월 한 달간 글로벌 구독자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인기곡 차트에서도 7위에 올라, 뉴진스, 에스파, 아일릿, 라이즈 등 인기 아이돌과 함께 존재감을 빛냈다.
이렇듯 ‘스몰 걸’이 큰 사랑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시대를 관통한 메시지에 있다. ‘스몰 걸’은 큰 키와 큰 목소리, 괄괄한 성격에 대한 콤플렉스를 가진 여자와 그런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가 부르는 사랑 노래다.
이영지는 ‘만약 내가 작은 볼과 밝은 핑크색 입술을 가졌으면 네가 나한테 키스하고 싶었을까 / 또는 갈색 긴 머리에 얇은 허리를 가졌다면 네가 나를 껴안고 싶었을까’ ‘나는 작은 여자들에 대한 환상이 있어’ ‘비록 내가 큰 웃음소리, 큰 목소리, 시끄러운 성격을 가졌대도 / 사랑해줄 수 있어?’ 등의 가사를 통해 자신의 콤플렉스를 솔직하게 털어놓는 한편, 세상이 가진 보편적인 ‘여성성’이라는 기준에 비켜 나 있는 모든 ‘빅 걸’들을 향한 귀엽고 뭉클한 위로를 전한다.
2년여 사이 걸그룹 등 여성 가수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주체성을 강조하고 고정관념에 맞서는 노래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 다수의 노래가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강렬하게 통찰하고 비판하며 ‘이상향’에 가까운 메시지를 전했다면, ‘스몰 걸’은 현실과 맞닿은 솔직한 이야기로 좀 더 위로와 공감을 안긴다는 점에서 더 특별하다.
또 이별이나 복수를 주제로 편견을 깨부수는 메시지를 전했던 노래들과 달리, ‘스몰 걸’은 자신의 콤플렉스가 누군가의 사랑을 받으며 마무리된다는 점에서 더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여기에는 피처링으로 참여한 도경수의 몫도 크다.
‘빅 걸’을 사랑하는 남자 역을 노래한 도경수는 ‘만약 내가 네가 신경 쓰고 있는 것들 전부를 신경 쓰고 있었다면 / 난 네 것이 아니었을 거야’ ‘난 어떤 환상도 없어 / 그리고 그 어떤 환상도 없을 거야’라며, 다정한 응원을 전한다. 이는 단지 키가 크거나 목소리가 큰 ‘빅 걸’들 뿐만 아니라, 여타 성 고정관념이나 콤플렉스에 기가 죽은 모든 이들에게 자신의 모습 그 자체로 사랑받을 수 있다는 용기를 준다.
이렇듯 큰 울림을 주는 ‘스몰 걸’이 주목받으면서, 그 작업 비하인드까지 화제가 되고 있다.
이영지는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에 출연해 뮤직비디오 속 도경수의 갑작스러운 볼 뽀뽀를 받고 도망가는 장면을 두고, “도경수와 처음 만난 날 첫 신이었다. 도경수가 프로페셔널하게 진행해줘서 나온 신이다. 아이스브레이킹을 하겠다고 계속 말을 걸어줬는데, 뒤에서 감독님이 ‘3, 2, 1’을 외치는데도 말을 안 멈추더라. 그러다 (촬영이 시작됐고) 리얼로 간 것”이라고 밝혀 설렘을 배가시켰다.
또 지난 5일 방송된 KBS2 ‘더 시즌즈-지코의 아티스트’에서는 도경수와 절친한 지코가 게스트로 출연한 이영지에게 “나도 이 곡에 숟가락을 얹었다. 녹음 전 데모 버전을 들려주며 의견을 구하기에 무조건 해라. 좋은 시너지가 될 것 같다”고 적극적으로 추천했다는 깜짝 비화를 전해 시선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