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 오신 날, 만원관중 앞에서, 한화가 신들린 수비 퍼레이드를 펼쳤다.
한화는 12일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LG전에서 6-0으로 승리했다.
이날 한화는 1만2000석이 모두 매진돼 올시즌 31번째 만원관중을 받으면서 구단 신기록을 또 경신했다. 구단주인 김승연 회장이 야구장을 찾은 날이었다. 한화는 올해 구단주가 야구장을 찾은 날 승률이 좋다. ‘승리요정’으로 불리는 김승연 회장이 방문한 이날, 한화는 또 승리했다. 이제껏 보여준 적 없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상위권의 LG를 제압했다.
마운드부터 타선까지 완벽했다.
선발 문동주가 7이닝 8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타자들은 1회말부터 LG 선발 최원태를 상대로 4안타 1볼넷을 얻어 3점을 뽑았다. 1사후 황영묵과 페라자가 볼넷과 2루타로 만든 1사 1·3루에서부터 4번 안치홍, 5번 채은성, 7번 이재원이 차례로 적시타를 때렸다.
선발 문동주가 7회초까지 던진 뒤 7회말에는 LG 불펜 상대로 다시 3점을 추가해 쐐기를 박았다.
선두타자 황영묵이 필승계투조 김진성을 상대로 좌전안타를 친 뒤 폭투로 2루를 밟았고 4번 안치홍의 적시타에 홈을 파고들었다. 계속된 1사 1루에서는 5번 채은성이 적시 2루타로 추가점을 뽑았고, 채은성은 7번 이재원의 적시타에 홈을 밟아 6-0을 만들었다.
한화는 6-0으로 앞선 8회초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8회에는 이민우 , 9회에는 좌완 조동욱을 투입해 LG를 완전 봉쇄했다.
무엇보다 한화의 가장 큰 약점이라던 야수들이 날개를 단 듯 날아다니며 완벽한 수비로 마운드를 도왔다. 한화는 무려 5개의 병살 플레이를 잡아냈다. 불펜 소모가 큰 팀이라는 점에서 선발 문동주가 7이닝이나 소화해준 것이 이날 결정적인 승리 요인이 됐다. 병살플레이 5개가 모두 문동주가 던진 7회 안에 나왔고, 5개 중 4개가 2루수 황영묵의 손에서 나왔다.
1회초 선두타자 홍창기가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1사 1루에서 3번 오스틴의 땅볼을 잡은 2루수 황영묵이 유격수-1루수로 연결 병살타로 이닝을 끝냈다.
2회초에는 1사 1루에서 6번 신민재에게 내야 안타를 내줘 1사 1·2루가 됐ㅇ나 7번 안익훈의 땅볼 타구를 유격수 이도윤이 잡아 2루수-1루수로 연결해 이닝을 종료시켰다.
3회초에도 문동주가 1사후 안타와 볼넷, 폭투로 1사 1·3루 위기를 맞았으나, 2번 문성주의 타구를 2루수 황영묵이 직선타로 잡은 뒤 1루주자 홍창기를 태그아웃, 병살 처리했다.
4회 실점 위기도 호수비로 막아냈다. 선두타자 3번 오스틴이 좌전안타로 출루했나 문보경의 2루 땅볼을 잡은 황영묵이 2루 베이스를 찍고 1루로 바로 송구, 병살 처리했다. 2사후에 5번 오지환이 좌전안타를 치고 나간 뒤 6번 신민재가 좌월 2루타를 쳤다. 여기서 타구를 잘 처리한 페라자가 빠르게 송구, 유격수를 거쳐 3루로 커버 들어간 2루수 황영묵에게 연결했다. 이때 2루를 돌아 3루를 밟은 오지환의 오버런에 황영묵이 태그아웃 시키면서 그대로 실점 없이 이닝이 종료됐다.
LG의 병살타는 7회에도 나왔다. 선두타자 신민재가 내야 안타로 출루했으나 7번 안익훈의 직선타구를 3루수 문현빈이 바로 잡은 뒤 1루로 송구,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내며 주자를 삭제했다.
5월28일 롯데전 승리 이후 이날 6경기 만에 시즌 4승째를 거둔 문동주는 “오늘은 운이 좋았다. 이런 경기는 앞으로 또 나오기 힘들 것 같다. 내가 아니라 (황)영묵이 형이 던져서 이긴 경기”라고 말했다.
김승연 회장이 한화 경기를 찾은 것은 이날이 6번째다. 한화는 그 중 4승(2패)째를 거뒀다.
반면 LG는 8안타 3볼넷을 얻고도 단 1점을 뽑지 못하는 최악의 경기력으로 완패, 4연패 수렁에 빠졌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문동주가 정말 좋은 피칭을 해줬다. 문동주의 좋은 투구 뒤에는 야수들의 높은 집중력이 있었다. 여러 곳에서 좋은 수비장면이 나오면서 멋진 경기를 펼쳐줬다. 오늘 홈 구장 관중석이 가득 찼는데 승리로 보답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