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정규가 잘되려나 보다’ 하고 받아들였다.”(윈터)
윈터의 말대로, 컴백에 앞서 불거졌던 이슈는 전화위복이 됐다.
그룹 에스파가 신곡을 통해 그야말로 ‘슈퍼노바(초신성)’ 같은 존재감을 빛내고 있다. 정규 1집 ‘아마겟돈’의 선공개 타이틀곡인 ‘슈퍼노바’는 지난 5월 공개된 후 장기 흥행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9일 기준 국내 주요 음원차트인 멜론과 지니 주간차트에서 7주 연속 1위에 올랐고,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는 지난 10일 1억 스트리밍을 돌파했다.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측정한 빅데이터 분석결과, 에스파는 걸그룹 브랜드 평판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앞선 한 달의 브랜드 평판지수와 비교해 14.41% 상승한 것으로, 아이브, 르세라핌, 뉴진스 등 쟁쟁한 4세대 걸그룹을 모두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에스파는 ‘슈퍼노바’를 통해 ‘쇠 맛’이라는 독보적인 장르를 열며 화제를 모았다. 특유의 날카롭고 강렬한 멜로디와 보이스, 여기에 다중우주로 확장된 새로운 세계관까지 더해져 독특한 에스파의 색을 만들어냈다. 앞서 ‘광야’ ‘블랙맘바’ 등으로 대표되던 에스파의 세계관은 다소 유치하다는 팬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청순이나 청량, 걸파워 등 일차원적 이미지와 메시지를 전달해오던 여타 그룹과는 달리 뚝심 있게 독자 노선을 걸어온 전략이 결국 통한 셈이다.
특히 이번 앨범은 발매 전 우여곡절이 있었던 만큼, 그 성과가 더 의미 깊다. 열애 이슈나 음악방송 녹화 중 화재로 충격을 안기기도 했고, 무엇보다 하이브 방시혁 의장의 에스파 관련 언급이 논란이 됐던 터다. 하이브와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빚은 산하 레이블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방 의장이 ‘에스파 밟으실 수 있죠?’라고 보낸 메시지를 공개했다.
민 대표가 필터링 없이 이름을 노출함으로써 해당 대화는 온라인상에 밈처럼 사용됐고, 하이브 내분과는 전혀 관계없는 에스파가 도마 위에 오르며 다소 민망하고 곤란해진 상황이었다.
그러나 에스파는 이와 관련, 쇼케이스를 통해 직접 “대중의 사랑은 저희가 활동에 매진해서 받은 것”(카리나), “모든 아티스트가 각자의 색깔과 매력이 있다. 비교하거나 대체할 수 없는 것”(닝닝), “이슈는 알고 있었지만, 깊게 생각하기보다 ‘첫 정규가 잘되려나 보다’ 하고 받아들였다”(윈터)고 밝혔고, 이들의 솔직 당당한 모습은 팬은 물론 대중의 호감을 사며 앨범 활동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노래뿐만 아니라 이슈 대처에서도 짜릿한 ‘쇠 맛’ 매력을 보여준 에스파는 이후 정식 공개된 타이틀곡 ‘아마겟돈’ 또한 발매와 함께 음원차트 상위권, 음악방송 1위에 오르면서 그 위력을 더하고 있다.
해외 활동 역시 청신호를 켰다. 지난 3일 발매된 에스파의 일본 데뷔 싱글 ‘핫 메스(Hot Mess)는 미국 매체 업록스가 9일(현지시간) 발표한 ‘금주 최고의 신곡’에 선정됐고, 지난 11일부터는 일본에서 아레나 투어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 도쿄돔에 입성하며, 당시 기준 역대 걸그룹 최단기간 입성을 달성했던 이들은 이번 아레나 투어를 통해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