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남자 테니스는 카를로스 알카라스(3위·스페인)를 중심으로 돌아갈 분위기다. 이달 막을 올리는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더욱 확실한 ‘황제의 길’을 걸을 수 있다.
알카라스는 14일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노바크 조코비치(2위·세르비아)를 3-0(6-2 6-2 7-6)으로 완파했다.
지난해 윔블던 결승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조코비치를 꺾었던 알카라스는 이번에는 손 쉽게 승리를 거두며 포효했다. 또 2022년 US오픈, 지난해 윔블던에 이어 올해는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을 석권해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 횟수를 4회로 늘렸다.
메이저 대회 단식 4회 우승을 달성한 나이가 알카라스는 21세로 나달(22세), 페더러(23세), 조코비치(24세)를 모두 앞선다. 또 메이저 대회 단식 4회 우승을 달성할 때까지 소화한 메이저 대회 경기 수는 알카라스 69경기, 페더러 79경기, 나달 81경기, 조코비치 134경기 순이다. 이 시점에 메이저 대회 경기 승률도 알카라스가 85.5%(59승 10패)로 가장 높다. 그다음은 84%(68승 13패)인 나달이다. 메이저 대회 단식 결승전 전적 4전 전승 또한 페더러에 이어 알카라스가 두 번째로 달성한 기록이다. 페더러는 7전 전승까지 연승 행진을 이어갔었다.
이로써 알카라스는 이달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 금메달 가능성을 더욱 높혔다. 올해 파리 올림픽 테니스 경기는 6월 프랑스오픈이 열렸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펼쳐진다.
올해 프랑스오픈 챔피언인 알카라스는 자신의 15차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이상급 대회 단식 우승 가운데 절반이 넘는 8번을 클레이코트에서 달성했다. 지금 기세로는 파리 올림픽에서 알카라스를 위협할 수 있는 선수는 얀니크 신네르(1위·이탈리아)와 조코비치 정도가 꼽힌다.
하지만 신네르는 클레이코트 대회 우승이 한 번밖에 없고 올해 프랑스오픈 4강에서 알카라스에 2-3(6-2 3-6 6-3 4-6 3-6)으로 역전패 당하기도 했다. 조코비치 역시 그동안 프랑스오픈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14일 윔블던 결승에서 볼 수 있었듯이 무릎 상태가 아직 정상이 아니다.
최근 기세가 놀라운 알카라스는 파리 올림픽에서는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한 조로 남자 복식에도 나갈 예정이기 때문에 단·복식 석권 가능성도 거론된다.
만약 알카라스가 파리 올림픽 단식 금메달을 따고, 2025년 1월 호주오픈을 제패하면 20대 초반 나이에 ‘커리어 골든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다. 4대 메이저와 올림픽에서 모두 우승하는 ‘커리어 골든 그랜드 슬램’을 남자 단식에서 달성한 선수는 앤드리 애거시(미국)와, 나달 2명이 전부다.